지적 오만

제리 스프링거 쑈

산책길에서 2004. 6. 7. 23:39


제리 스프링거 쑈..

많은 케이블 티비 채널 중에 익스트림 채널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정기적으로 방송하는 프로그램이 제리 스프링거 쑈입니다.
미국 프로그램을 수입해서 방영하는 것인데.. 미국 공중파인지 케이블티비 방송인지는 잘 모르겠고.

 

하여튼 자극을 쫓고 쫓다 이제 끝까지 왔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프로입니다.
이른바..토크쑈

 

마누라 친구와 불륜을 저질렀다고
남편이란 자가 함께 나온 마누라에게 고백을 합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황당해 하며.. 방송이라서 대충 감정을 숨기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예정된대로.. 마누라 친구이기도 한 불륜녀를 불러서 같이 이야기 하도록 합니다.
그 불륜녀가 나오자 드제비가 발생합니다.
네가 내 남자에게 그럴 수가 있느냐 하며..주먹고 머리 끄댕이기 있고..
옆에 있던 진행 요원은 얼른 뜯어 말리고.. 잘했니 못했니 말싸움 하다가..
불륜녀가 극적인 폭로를 합니다.
여자들끼리 레즈비언 섹스를 했었다는 이야기를 까발립니다.불륜녀와 마누라.
그 이야기를 들은 남편이란 자는.. 너도 그랬으면서 자신만 비난하느냐고 따지고..
결론은 없습니다.
드제비하고 욕하다가 끝 냅니다.
관중석에서는..
욕도 하고 비난하고 환호하고..
관중석에서 한 마디 거듭니다.
그럴 것이 아니고..세 사람이 함께 살면 되겠다고 비아냥 거리고..
관중들은 흥미진진 재미있어 합니다.
끝으로 토크쇼 사회자인 제리 스프링거가 젊잖게 한 마디 합니다.
뻔한 이야기입니다.
배우자에게 진실해야 옳다느니..현명하게 처신해야 한다느니..
그 마지막 멘트에 환호하고.....

 

이렇게 뜬금없는 이야기를 꺼내면서..
그것을 흉을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만..
못마땅하면서도 그 프로그램을 여러번 봤습니다.
가기 쉽지 않은 채널..밤 12시 넘어서 하는 프로를 일부러 여러 번 찾아 갔다는 것은..
지금 하려는.. 비난 내용에..나 자신도 그다지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도 인정해야 할 듯합니다.

그 나라 관중이나 시청자처럼..
지루한 일상에서 자극적인 뭔가를 찾아서 껄떡대는 꼴인 것 같기도 합니다.

 

 

언젠가..
요즘 세상은..15분이면 엄청 유명해질 수 있고..
그건 곧 돈이 된다는..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그렇게 짧은 시간에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려면...
흉폭하거나 파렴치하거나 비윤리적이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렇게 황당 사건의 당사자는..
엄청 선정적인 구경꺼리가 되기 때문에 티비에서 수만금을 주고 판권을 사게 되는 시장이 형성 된다는 것이었지요.

방송사 입장에서..
그런 엽기적이고 컬트적인 사건을 독점 방송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는 것은..
많은 시청자가 몰리기 때문에 그 보다 더 큰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시장논리.

 

그런 경쟁이 심해지고..
그 경쟁의 끝에는 별별 해괴한 사건들이 사람들의 호기심과 관음증의 막판까지 몰고 가기도 합니다.

더욱 더 자극적이고..
더욱 더 선정적이고..
더욱 더 해괴하게....

 

더욱 더..
그러다 보니..
더 이상 끔찍할 수 없을 정도로..
갈 데 까지 간 것..이지요.

 

다른 것은 다 건드렸고..
이제 마지막 남은 것은..
아마..'죽음'에 관한 구경거리일 겁니다.

 

그 쇼를 보고 있으면..
어떻게 하면..상상할 수 없는 인간관계를 설정하고 다툼을 만들까.. 엄청 고심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그래서 그것이 고지곧대로 아니고 연출되었을 가능성도 꽤 있어 보입니다만..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 타부시되는 것을 파괴하는 자극을 전달하고 있고.. 그것을 본다는 사실이 중요한 일이겠지요.

 

선정적인 볼꺼리를 제공하지요.
자신의 맨몸을 남자들이 좋아한다고.. 아름답지 않느냐 반문하면서..
웃통을 완전히 벗어버리고 객석에서 이야기를 하는 뚱보 아줌니도 있습니다.
뒤돌아서서 엉덩이를 까고 손가락을 가르키며..
그 남자는 자신의 그곳을 좋아하니 물러나라고 당당해 하기도 합니다.
전부 뚱보 아줌니들입니다.
이곳 티비에서는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만....

 

폭력을 보며 환호하게 합니다.
드제비하다가 넘어질 때 쯤에 진행요원들이 달려와 뜯어 말릴 뿐..
백이면 백 전부 주먹질이 오갑니다만..
그런 쌈 구경을 시켜주는 치밀함도 있습니다.
하게 하고는 조금 있다가 말리는 것이 그렇습니다.
사전에 제어하거나 바리케이트 치는 일..없이.

 

결국.. 그 프로그램 홍보를 하고 있는 것 같아서..그만 하겠습니다만..
갈 데까지 갔고..올 때까지 왔다는..생각입니다.

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꽤나 인기있는 듯한 진행자가..마지막에 잘난체 한 마디 하는 것입니다.

더러운 꼴 다 보여주고..
자신은 의젓하게 충고 한 마디 하고..
그 한마디가 의미하는 것은.. 그 프로가 윤리적인 프로그램이라는 뜻..
볼 것 못볼 것 다 보여주고.. 마지막 한 마디하고 끝냅니다.

 


그 프로그램 말고.. 또 하나 있던데..

 

배우자나 애인의 다른 이와의 애정행각을 캐기 위해서 흥신소에 의뢰하듯..
어떤 방송 프로그램에 연락하면..
몰래 미행해서 상대방의 배반 행위를 자세히 찍고..
얼굴 모자이크 처리하는 것없이..전부 방송카메라에 담아서 방송을 합니다.
초상권등 방송에 내보는 데에 따르는 제반 문제를.. 몰래 카메라를 찍고 난 후에..
화가 날대로 나아 있는..그 대상자들과 흥정을 해서.. 방송을 내보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 그렇던지..아니면..순전히 연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뭐든지 앞서가는 미국..
뭐든지 따라가는 우리나라..
미국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이 지나치게 오바하는 측면이 있다고 하던데..

그네들 보통 사람들 사는 분위기는 비교적 깨끗하고 전통적인 부분이 많다는 평가가 아무래도 맞아 뵈는데..
어쩌면..
우리는 그네들중 저급한 부분과 따라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갈 데까지 간 미국 프로그램과 우리나라의 모습이 시간적인 차이가 있을 뿐..
똑같은 괘적을 그리며 가고 있는 셈입니다.

 

구경 심리 속성상..
좀 더 자극적이지 않으면..재미 없는 것이 되어버리는 모든 매체..

 

욕을 하고는 있지만..
결코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러면서..

그 끝이 어딜까..두려움이 엄습하기도 한다는 뜻입니다.

 


--제가 티비를 너무 많이 보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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