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오만

또 나이 이야기

산책길에서 2012. 3. 3. 22:17

 

 

 

지금 나이..당신은 아름답습니까?

 

뭐라구?..뭔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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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이제 만56세..

구지 만 나이 쓰는 이유..좀 치사하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그게 맞는 것 같아서..우겨서 쓰고 있는 편이다.

 

요새..오가는 사람들 중..

20대 젊은 청년을 보면..

이따금 드는 생각이 있다.

 

나도 저렇게 아름다운 때가 있었나?..하는....

 

젊은 나이대를 살아서..지금에 와 있는 것이고..

당연히 그런 수순을 밟았겠지..

그런 걸 새삼 혼자 자문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지금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내가 저 나이 때에..나를 '아름답다'고 인식했었느냐..하는 부분이다.

 

대답은..아니올시다..다.

아무리 어렸을 때라도..나는 나를 아름답다고 생각한 기억이 없다.

 

젊었을때..나에 대한 내 생각을 구지 말 한다면..

 

그저 그렇다..다.

 

그저 그럴 뿐..별 감흥이 없었다.

다만..나이 들게 되는 것이 싫었다..정도?

참고로..나는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고..

외모나 입성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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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 이 만큼의 나이를 먹고서..

싱그러운 젊은이들을 바라보면..

모두 다 잘 생겼고 아름답게 보인다.

 

준수한 놈..남자답게 생긴 놈..개성있는 놈..세련된 놈..수수한 놈..

그 모두가 아름답다.

하다못해..못 생긴 놈 마저도..아름답다.

 

그게..나이가 마술을 부려서..사람들에게 그런 인식을 시키고 있는 모양인데.. 

뭐 그 부분을 시비 걸고 싶지는 않다.

사회 통념이 그러니까.

미적 기준이라는 보편적 잣대라는 것이..그렇게 생겼을테니까.

 

다만..그들만 아름다운가..하는 것이다.

 

나는..

평생 나보다 어린 놈들만 아름답게 보고..

막상 나는 한 번도 나를 아름답다고..봐 준 적이 없다는 것..

 

일견..당연한 것 같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왠지 좀 억울하다는 느낌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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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나는 아름다운가?

 

참 민망한 이야기다.

나는 왠만해서는 거울도 잘 안본다.

내가 내 얼굴을 대면하기가 거북하기 때문이다.

 

자다가 일어나서..화장실 거울에 비친 어느 낯선 아저씨를 나는 쳐다보는 일이 거의 없다.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아서..

애써..그들을 서로 맞닥뜨리지 않도록 한다.

주로 눈을 내리깔고 일을 본다.

 

전에 마주 보게 했을 때..좀 곤란한 일이 생겼다.

서로 마주보고 깜짝 놀래니까..그렇다.

서로 화난 표정으로..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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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어느 여자 지인은 지금 나이가..만으로 한 40살 좀 넘었다.

이 친구..화장실에 불을 안키고 들어가는 습관이 있다나?

왜냐..

나이 먹어가는 자기 얼굴을 보기가 싫다는 이유에서다.

 

나보다 15살이나 어린 친구가..감히 화장실 거울을 못 본다니..감히.....

 

그 친구는..내가 이런 인식의 허구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줬다.

어쩔 수 없이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그 친구에게 설파했던 적이 있다.

그 친구는 매우 공감을 하는 눈치였고..

그리고..며칠 후 아침에..그 친구로부터 문자 하나가 날라왔다.

 

드디어 직시 해 버렸어요.화장실에 불을 켜고 들어가 결국 내 얼굴을 봐 버리고 말았어요.화이팅!!

 

얘가 좀 소극적이고 좀 자신감이 없어서 그렇지..

내가 보기에는..동년배 다른 사람보다도 어려보이는 데도..그렇다.

 

40살 짜리가 감히..그런다고는 하지만..

돌이켜 보면..그만큼은 아니겠지만 나도 그때 그랬을테고..지금도 그렇다.

 

40살짜리도 그러고 있고..모르긴해도 30살짜리도 그럴지도 모른다.

50살짜리는 당연히 그럴 것이고..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뭐 어쩔 지 모르겠다.달관의 경지가 될런지.....

 

20살짜리들만..당당하게 자신을 직시한다는 이야기인데..

이게 못마땅하다는 이야기다.

어디 이 땅이 그네들만 사는 세상인가?

 

50대의 지금 내 시대도..분명 절대적으로 고귀한 시간들이다.
20대만 인생이고..50대는 덤이거나 권말 부록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그러기에는 너무 억울하고 아깝다.

 

수태시키고 회임하는 능력으로 따지면..20대 그네들이 자신감을 갖고 당당해지는 것이야 당연하다.

그런 젊음은..절대 존중하기는 하지만..

 

이제 원시 때 치열한 수렵생활과 생존을 위한 싸움의 시대가 아니잖은가.

많이 죽고 많이 낳고..그럴 필요성이 없어졌다.

농경사회라서 일 손이 많이 필요한..수태 많이 해야 하는 필요성이 강한 시대도 아니잖는가.

 

우리나라 사람들..

타샤 튜더 할머니의 사진첩들 많이 산 것으로 알고 있다.

그 할머니 90살 넘었는데도..우아하고 아름답더라.

90살 넘어서도 아름다운데......

 

스스로 자기 자신을 보는 관점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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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볼 때..

20대에도 그저 그렇다..라고 봤고..

30~40대에도 그렇고..

50대 들어서..거울 보기가 민망할 정도라면..

나는 평생 나를 아름답게 볼 시간이 없다는 이야기다.

그건 잘못된 일이다.아무래도 옳지 않다.

 

반면에..

사실..또 다른 시각으로는..

20대에 아름다웠고..

30대에 건강했으며..

40대에 믿음직 해 보였고..

50데에도 그윽함이 돋보였다고..

보는 시선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한 번도 나를..아름다웠던 적이 없다고 하니..말이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나는 나를 줄기차게 홀대하며 살아왔다는 것이다.

 

나 보다 20살 더 잡수신 어른들은..나를 어떻게 볼까?

 

50대 중후반으로 보이네..할까?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젊지는 않지만 좋은 나이 때다..라고 볼 것이다.

꽃처럼 아름답지는 않지만..아직 싱싱하고 그윽한 멋이 있는 때다..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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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아름다운 적이 없었다고 알고 있었는데..

아니..더 정확한 표현으로는..

나를..아름다운 존재로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었는데..

사실..

알고 보니..예전에는 물론 지금도 아름다운 나이라는 결론..아니겠는가.

 

내 수준에서 나를 볼 것이 아니고..

20살 더 먹은 분들이 나를 보는 시각을..지금 내가 차용하는 것은 어떨까.

모든 연령대에서..말이다.

그리고 나서..다시 생각해 봐야지.

 

세상..생각하기 나름이라는..

좋은 말씀을 실행해야 하겠다. 

 

"당신은 지금 아름다운 나이 입니까?"

 

"그야..당근이죠!!!"

 

모두들..기쁜 마음으로 수용할 일이다.

 

못 생겼다고 하면..자포자기 마구잡이로 먹고 살도 찌우고 하겠지만..

좀 이쁘다고 하면..외모에 신경 쓰고 싶어지는 것이..우리네 인지상정!!

 

살도 좀 더 빼고..등뼈도 꼿꼿하게 세우고..안색 관리도 좀 해야겠다.

외모만 신경 써서 되겠는가.

초조해 하거나 심통부리는 노티 벗어던지고..따지지 말고 그냥 관용이라는 것도 장착해야지.

 

남은 인생..얼마일지 모르나..

찌질하게 땜방 때우며 살기는 싫다.

살아지는 것이 아니고..내 인생을 매니지먼트 하는 입장으로 산다면..

그 인생 시간..많이 남았을 것이다.

그 나이 되면..타샤 튜더 같은 할머니?

로맨스도 생각해야지.

여유 있게.......

 

 

 

** 이 논리..예전에 어디서 써 먹은 것 같기도 한 데..

    어디에서인지..어슴프레해서 잘 모르겠다.

    뇌는..아무래도 이 논리가 안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