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오만

내가 꿈 꿨나..나비가 나를 꿈 꾸고 있나

산책길에서 2012. 5. 1. 18:18

 

티비 사극 보게 될 때..

별안간 숫놈 꿩 소리가 나는 때가 있습니다.

 

느닷없이 깨진 목청으로..꽈악~꽈악~


 


그 사극이 민속촌에서 촬영할 때..주로 그런 소리가 납니다.

 

아니..그 소리를 감지하는 습관이 있어서..나에게만 그 소리가 특별히 들리는 경우일 겁니다. 


다른 사람들이야..그런 거에 신경 쓰는 사람은 없겠지만..

 

나는 좀 다릅니다.

 

내가 아는 꿩이라서 그게 예사스럽지가 않습니다.

 

 



내가..

한 겨울에 산이 온틍 눈으로 덮혀 있을때.. 

 

춥고 바람불고 작은 동물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그 때에..

 

걱정이 되는 말랑말랑한 마음으로 쌀이나 콩을 뿌려 줬던..

 

내 선행(?)의 수혜자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은..바로 그 장끼입니다.

눈 쌓였을때마다 뿌린 것은 사실이되..그 놈이 먹었을 것이라는 증거는 없습니다.

그러나..아마도 먹었겠지요.뒤룩뒤룩 살쪘으니까..먹었을 겁니다.

 

인기척에 놀라서 날아가는 모습이 얼마나 둔탁하던지.....

 

이따금 우리동네 뒷산에서 그 놈과 그 놈 마누라가 부리나케 날아가는 모습을 본 적이 여러 번이니..

 

티비에 나오는 그놈이..그놈일 겁니다.



아..내가 아는 수퀑이 티비 연속극에 소리로 출연하는구나.

연속극 찍는 사람들 입장에서는..느닷없는..혹은 원하지 않는 소리지만..

어쩔 수 없이 그 놈 소리가 나옵니다.

매우 반갑웠습니다.

그 암놈 소리는 알짓는 소리..구르르구꾸........

 

 

 

내가 아는 장끼와 까투리가 티비에 소리로 나오고..

 

사람들이 몰려와서 사진을 찍고 녹음을 해 가서..

 

전파로 만들어 쏴서 멀리 우주에 있는 인공위성까지 닿았다가..

 

다시 우리 동네로 전파를 반사하게 되었고..

 

나는 티비 수신기를 통해..그걸 받아서 보고 듣고 있습니다.

 

 

내가 뒷 산에서 본 장끼가..

 

공간적으로 멀리..우주에 다녀왔고..

 

다른 경로를 통해 내게 다시 보여지고 있습니다. 

 

실체는..뒷산으로 한정되어져 있지만..

 

어쩌면 그건 내 인식의 굴레에서..그 상상력의 빈곤을 인정케 되기도 합니다.

 

뒷산..작은 바운다리에 한정되어진 존재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거.....


************

 

 

장자를 흉내내어..

 

극단적 회의의 눈빛으로 세상을 보기에는..

 

세상은 너무 명확하고 아름답습니다.



날은..찬란한 5월..

민속촌 뒷 산에는 찬란한 봄찬치가 벌어졌습니다.

옅은 연두색의 향연에서..

지금은 점점 짙어지는 봄을 보게 됩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초록색 식물 뿐이겠습니까.

산은..숲은..

식물과 동물들..생명이 깃들여지므로서 의미가 있다고 했던가요.


의례히 뒷산에 오르는 내 얼굴로..산 모기..등에..날파리..하루살이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 놈들이 먹이가 되어서 그런가요.

참 듣기 좋은 소리를 내는 산새들도 깃들어 살고 있구요.

 

점점 풍성해 질 겁니다.

작년에는 딱다구리 소리도 들었습니다.

지금은..

수줍고 날쌘..이름 모를 새들이 엄청 많습니다.

새소리가 참으로 간지럽고 역동적이기도 합니다.

신록이 무르익으면 곧 나타날 새들..찌르레기,꾀꼬리,박새,앞산의 뻐꾸기....

깊은 산 속 효과음으로 자주 나오는..그 새 소리....

 

그건 꾀꼬리입니다.


참으로 예쁜 새 입니다.

아마도 천 몇 백년전에 고구려 어떤 왕이 봤던..그 새..입니다.


적당한 크기의 노란 새..

자신이 좋아하는 위치가 있나 봅니다.

항상 그 언저리에서 그 놈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 소리가 너무 아름다워..따져보고 분석해 봅니다.

인간은 그런 소리를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을 듯 합니다..

아마도..소리판이 두개 아니면 세개?

그 소리판 각각의 발란스에 따라서..여러가지 화음으로 갈라지는 소리입니다.


내 휘파람으로..그 소리를 흉내내어 돌려 쏴줍니다.

그 놈이 응답을 합니다.신기합니다.

너무 반갑습니다.

좀 더 가깝게 다가가서 찐하게 교신을 요구하자..이 수줍은 새는 노란 배를 드러내고 멀찌감치 날아갑니다.

 

그러나..내일 이맘때쯤에는 다시 이 근처에서 소리 지르고 있을 겁니다.

 

 

 

****************

 

 

 

예전..학교 때 배웠을 옛 시 하나 옮겨다 놓습니다.

 

 

 

훨훨나는 꽤꼬리는

 

암수 서로 화합하는데

 

나 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니

 

그 누구와 함께 노닐거나..

 

 

 

도망간 여인을  찾아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오는 쓸쓸함이네요.

 

요즘 내 모습 같기도 합니다.

 

 

천 몇 백년 전에..

떠나간 애인을 그리워하면서..

황조가를 불렀던 어떤 왕..

그 사람이 봤던 새를 꽤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내가 보고 있습니다.

 

 

나는..그와 내가 기거했던 시간들의 차이가 엄청 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와 나  사이에  기간동안..

 

무엇보다도..그는 죽었고 나는 태어났으며..

 

많은 것들이 나고 죽고..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일어났었고..

 

그것들이 모두 '과거'라는 바운드리 안에 갖혀서 박제화 된 것도..모두 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긴 역사 사이에서..노랗게 아름다운 새를 함께 봤네요.

 

실연의 아픔을 노래한 왕과

 

그 비슷한 감정으로 그 비슷한 것을 보고 있는 나는..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는 시간적 거리를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그렇게 꼭 흔들림없이 고착되어진 시간적 거리감일까요.

******************

<장자  호접몽>

 

平生最是戀風光(평생최시연풍광)  .... 일평생 즐긴 허무한 세월

今日花前風欲狂(금일화전풍욕광)  .... 오늘 꽃 보니 미치도록 좋지만

願此漆園蝴蝶夢(원차칠원호접몽)  ..., 원컨대 차라리 장자 호접몽의 나비되어

繞枝攀蘂恣飛揚(요지반예자비양)  .... 꽃가지, 꽃잎 따라서 나비되어 날아 볼꼬

 

 

나는 꿈에 나비가 되어 이리저리 날아다니니 어디로 보나 나비였다. 나는 나비일 줄로만 알고 기뻐했다.

 

꽃도 구경하고 들도 구경했다.

 

한참 날아다니다가 보니 어떤 나무 밑에 한 사람이 낮잠을 자고 있는 것이 아닌가.내려가 보니 바로 나였다.

 

그때 꿈이 깨었다. 나비가 된 꿈을 꾼 것이었다.

 

지금 나는 깨어났고 나는 틀림없는 다시 내가 되었다. 

 

그런데 꿈 속에서는 분명히 나는 나비였다.

 

 

그렇다면 지금..

 

나는 사람으로서 나비의 꿈을 꾸었던 것일까..

 

아니면..내가 나비인데..사람이라고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

 

 

수 천 년전..의심쟁이 장자 할아버지가 설파했던 나비 꿈입니다.

 

서양철학과 물리학의 기초에서 보면..말이 안되는 시선이겠지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의심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했는데..

 

그 훨씬 이전에 그 마저도 부정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회의론자인 셈입니다.

 

우리가 확신하며 살고 있는 세상에서는 그냥 옛날 이야기일 뿐입니다.

 

서양철학이나 물리학은..증명되어지고 부정되어질 수 없는 것들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게  대세이며 신봉 되어지는 이 시대 교리이니까..

 

장자의 꿈은 한낱 꿈 이야기로..낡은 철학일 뿐인 거지요.
 

 

그런데..

 

문물이 많이 발달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만..

 

근본적인 인간의 문제는..뭐 하나 해결된 것이 있나요.

 

그냥..지금도..땅 속에 파묻혀 있던 석유 파 먹고 사는 존재 아닌가요?

 

인간의 이지가 발달하기야 했습니다만..보잘 것 없는 것일 뿐입니다.

 

뭔 이야기냐 하면..지금 세상 문물의 발달을 너무 믿지 말라는 말을 하고 싶군요.

 

깊이 생각해 보면..인간만 많아지고..그 많은 인간이 확신하고 있을 뿐이지..

 

얄팍하거나 엉성한 구조라는 생각입니다.

 

그런데..장자는 그 엉성하고 보잘 것 없음 마저도..의심하고 있는 셈입니다.

 

 

 

분석적이기 보다는..두리뭉수리 직관적인 시각이라서..그의 나비 꿈을 믿지 않습니다.

 

장끼는 뒷산에 있을 뿐 우주에 다녀오지 않았습니다. 우주와 아무 상관 없습니다.

 

유리왕은 약 2천년전 사람일 뿐..시간적 거리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도저히 지금 현실과 합해서 한 눈에 볼 수는 없음도..

 

모두 다 인정합니다.

 

자신의 존재 마저도 의심하고 아리송해 하는 것은 무리한 시각이니까..

 

선뜻 그 허무적 회의론에 찬성하기는 힘듭니다. 

 

 

 

다만..

 

우리네 인식이..그런 파격적인 의심을  받아들여서..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한계에 봉착해서 좌절케 되는 지금의 이 정신 세계에서..

 

좀 더 명료하고 구원을 줄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아니면..신비주의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그의 말이..

 

어떤 형태로든..삶의 본질을 깨닫게 되는 인간 구원의 열쇠가 되든가요.

 

 

 

***********

 

 

사람은 공간 속에서 살고 있는 존재입니다..이른바 3차원의 세계..

 

4차원은..시간성이 결합된 세상입니다.인간은 그걸 극복할 수 없구요.

 

5차원이 있을 수 있습니다.그게 뭔지는 모릅니다.

 

또 다른 요소가 합해지는 것일 것일테지만..

 

아마 그건..기존의 인식을 깨부수는 바탕하에서 등장하는 그 무엇이 될 지도 모르지요.

 

아마 인간이 극복하지 못한 절대적 시간성을 규명하고 극복하는 단계가 되겠지요.

 

우리가 믿어 의심치 않는 것들이 파괴가 되는 날..

 

우리가 맹신한 인식들이 허구임이 들통나는 날..

 

기존틀의 해체가..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나게 되는 날이라고 믿습니다.

 

 

 

우리가 아는 것은..

 

시간은..영원히 존재하며 흐를 것이다..

 

다만..우리는 시간에 밀려..한정된 삶을 살아지게 숙명된 존재라는 것..

 

허공에 금 그어놓고 날짜를 만들어 신봉하는 것일뿐..

 

1년 365일 중 마지막 날 1초 만큼의 비중밖에 안되는 것을..거대한 인류역사라고 배웠을 뿐....

 

 

공간은..

 

달려서 도달하던가 애써서 이동해야 하는..것일뿐..

 

다만..우리가 상상하는 무엇이든간에..무한대의 우주공간과 비교하면 너무 보잘 것 없는 존재라는 것..

 

 

우주가 너무도 크거나 그 끝이 없다라는 것은..

 

그건 세상의 모든 것들의 크기가 크다 작다라고 키재기 하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뜻일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모르지요.맞는  말일지..헛소리일지..

 

누가 알겠습니까.. 

 

 

***************

 

 

티비를 보던가..뒷산에 오르던가..집에 칩거를 하던가..

 

세상 규율과 거리를 두고 살다보니까..현실성 없는 이야기를 꺼내게 된 걸까요.

 

은둔 칩거만 하던 나는 세상을 부정하기 십상이라는 것..

 

그러니 당연히 비현실적이라는 것..

 

하나마나 한......

 

 

 

티비보다가..

 

수퀑 소리를 타고..방송국 구경하고 세상을 널리 주유하고 우주 구경도 하고 돌아왔다는 거..

 

꾀꼬리의 몸통에 붙어 있는 타임머신을 타고..역사를 두루 섭렵하고는 고구려 왕을 만나고 그때 그 이웃집 사람도 보고 왔다는 거..

 

그렇게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다보니까..

 

아울러..근거는 빈약하지만..

 

사람들 각자의 존재가치가..의미가 크고 대단히 존엄할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되는군요. 

 

내 존재는 시간성에 갖혀서 유한한 삶을 살게 되는 존재..그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막연합니다만..공간에 묶여서 사는 존재가 아닐 수도 있다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는 거......

 

 

 

 

***************

 

 

 

요즘에는..

 

내 존재 가치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인지..

 

뭔가를 안타깝게 붙잡으려고 하고 마음 산란이 장난이 아니군요.

 

너무 외롭나 봅니다.아니..고독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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