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에서는..
김지수는 '자신감'하고는 거리가 먼 캐릭터..
'자격지심'과 아주 가까운 사이..
한껏 주눅들어 산다.
주눅들어서 나락에 빠져서 산다.
사람은 어떤 고약한 상황에 몰입해서 몇번 허우적대다보면..
치명적으로 함몰되어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제 3자 시각으로 보면..이 여자 이해하기 어렵다.
왜 그럴까..
지나치게 스스로 아파하고..너무 헤멘다.
극단적인 생각..
거기까지는 아니지만..그렇다.
김지수가 한석규에게 자포자기 심정으로 내뱉는 말..
'난 그사람이 편했어요.그 사람은 결혼한 사람이에요.'
처녀가 유부남이랑 연애질하다가 사단이 났고..
우연히 그걸 목격한 한석규에게 나름 설명해 주는 상황.
시니컬한 태도로..
편하단다..오히려..유부남이기 때문에....
돌아가신 아버지 빚을 자신이 승계할 수 밖에 없었단다.
(상속 포기하면 되는데..그걸 몰랐던 모양)
빚만 있는 자신을 받아 줄 남자는 없다..
더우기 어머니와 여동생도 돌봐야 하고..
짝퉁 옷을 만들어 팔며 축축한 나날을 살고 있는..노처녀 김지수..
보통의 미혼남성과는 연애할 수 없을 것이라는..지독한 열패감..
정상적인 연애도 못하고..유부남이랑 사귀다가 깨지고..
등등..그렇게 한심하게 살고 있었다.
'당신 만나서 좋았어요.
나도 행복하게 살 수 있겠다고 잠시 착각을 했었지만..
나는 그럴 자격이 없다는 걸 다시 깨달았어요.
그냥 여기까지만 하죠 우리....'
꽤나 쿨한 척..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에게는 매우 익숙할만 한 말을 남기고 돌아선다.
돌아서는 그녀의 어깨 위로 울음끼가 서린다.
가엾다.보듬어 안아주고 싶어....
요즘 아이들의 당차고 씩씩한 모습하고는 거리가 있는 모습.
도의적으로 걸림이 되겠지만..
뱅크렆트를 신청하거나
능력도 안돼고 자신의 빚도 아니니..쇼부(?)를 칠 수도 있다.
(허구의 영화시나리오에 너무 지나친 잣대를 들이대나?)
어쨌든..
안타깝고 애처롭다.
내가..아주 오래전에 들었던..말씀이 생각난다.
'여자는 빤스 한 번 잘 벗으면..돼....'
돼? 뭐가 되는 데..
현실생활을 사는 데에..마음 속 깊이 신봉해야할 금과옥조같은 귀한 말씀..
어디서 들었더라?....
그런 기특한 생각이라도 하던가..
한심한기지배......
한석규도 나름 아픈 부분이 있다.
뇌를 다쳐 바보가 된 형을 평생 돌봐야 한다.
어머니의 아픈 부분인 형을 시설에 맡기지도 못한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봐서도 그럴 수는 없다.
그게..부담스러워서 사귀는 여자들은 그를 떠나가고....
김지수도 그렇고..한석규도 결혼 적령기가 지났지만..
둘 다 자신감 제로..
자격지심의 굴레에 갖혀..어떻게 해 볼 도리 없어서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는 중.
영화는 우여곡절 그러다가..
두리뭉수리....
수유리 수유초등학교에서 방과후 홈스윗홈 노래가 나오는데..
그 노래를 핸드폰으로 캡처하는 마지막쯤 장면..
나름 멋부려..좋게 좋게 해피앤딩으로 마무리 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시쳇말로..내가 괜히 오글거림.
영화 제목이 뭐였더라..한 눈에 확 들어오지 않는 불편한 제목..
제목은 누가 지었지?..패스....
차라리..홈스위트홈보다..
가수 정현..오르막길을 주제곡을 쓰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평양공연 모습보고 좋아하게 된 노래..
-이제부턴 웃음끼 사라질꺼야/가파른 이 길을 좀 봐/
-오르기전에 지금 미소를 기억해 두자/오랫동안 못 볼지도 몰라/
-굳이 고된 이길 가는 나를 선택/함께 하는 당신/사랑합니다
군대가면..
빨간 캡에 선그라스 낀 교관이 나타나서.. 협박하는 것과 비슷하다.
-웃지?그래 많이 웃어 둬.이제부턴 본 교관이 제군들 웃음끼 사라지게 해 주겠다.
-앞으로 두 달 동안은 웃을 수 없을 것이다.
치열하고 혹독한 것이 삶의 속성..
어려움이 있고 아플지라도 굿굿히 헤처나가야 하는 것이..
모름지기 삶의 본질일 것이다.
나이 먹어서..
참고 견디는 것의 과실이..
그동안 견뎠던 아픔보다 그다지 달콤하지만은 않았다는 것..
차라리 그걸 회피하고 살아왔드라면 더 나았겠다..
후회하는 사람 많을테지만..
나이 따라서..
희망이나 기대감도..
안주하려는 자신을..그다지 자극시키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삶의 본질은 무조건적인 안락함에 있지만은 않다는 것도..
그렇게 되지만도 않는다는 것도..
나는 안다.우리는 안다.
결국..삶은 녹록치 않다..는 것은 확실하다.
젊은 연인....
나름 아픔 있는 사람 둘이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안타깝게 여기고..
사랑하고 애낳고 애 키우고..새로운 가정을 만들고..
함께 바보형 부양하고..
함께 빚도 갚고..
인간은 '희망을 탑재'한 유기체..
일련의 과정이 녹록치 않지만..
희망을 품고..그거 하나 믿고 쭈욱 밀고 가야 해.
남녀 사랑의 어쩌구니없음을 알아차리기도 하고..
이따금 행복도 느끼며..
영화속에서..
그렇게 살았을 것이라는 추측.
김지수 때문에 마음이 촉촉해지고 이따금 기억되는 영화.
그래..그렇다.
김지수처럼 안타깝고 어리석고..
그런 엉성한 인성이 더 인간미가 느껴진달까..
끌림이 생긴다.
여리고 솔직하고..어리석은 인간..
사랑스럽다.
허구이지만..
행복하게 잘 살아라..인사 말....
*******************************
여주인공에 대해..
지나치게 마음 아려하고 예뻐하는..내 감정의 근거가 뭘까..
여자들은..당당한 모습이 보기 좋다.
왠만한 거에는..본능적으로 도도한 모습이..
여성적이라서..옳다.
또한..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아파하고 고민하고
미안해 하고..고마워 하고..
부끄러워하고..
인간의 순수를 발견할 수 있는게..보통이고..
그런 모습에..마음이 땡긴다.
감동이 있어야..여자가 마음에 들어온다.
60년대를 살다가 별안간 지금 나타난..착하고 순진하고 다정한 어떤여인..
그런 여자여야만니.거친 세상의 풍파로부터 그녀을 프로텍트 해 줄 수 있다.
이게 말이 되나?..적어도..어렵다는 느낌은 든다.
똑똑하고 부유하고 자신감 넘치는 여인은..내가 할 일이 없다.
나는 옛날 사람..
내가 연식이 좀 된 사람이라서 그런가..
아니.. 자격지심에 찌든 사람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세속적인 잣대로 봐서..이른바 사회적 성취라는 것도 그렇고.... 자격지심의 화신..김지수 한석규처럼?
아니
그보다 훨씬 더 한 자격지심이 큰 게 사실이지.
그네들은 희망이 있어.젊기 때문에.
나는..지금..
노루꼬리만큼 남은 해거름을 걷는 사람..
저녁 무렵..아직 쉴 곳 못찾은 나그네의 초조감이랄까..
지금 그 황혼의 시간을 지나가고 있는 중....
연식 그 자체만으로도..엄청난 자격지심..
그래서 내 모든 관심은..
무엇이든..결국 ..
'나이'로 귀결된다.
함몰..
앞에..간단히 빠져 심하게 헤메기 십상이라고 했던..그 함몰.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너무 빠진 것도 사실이다.
몇년전부터 특히 심해졌어.
나이
나이
나이....
나이 먹는 거 어쩔 수 없다는 거..인정!..
그 다음에..뭐?
세상 놈들이 나를 보는 시선에..동조하거나 속상해 하지 않고..
쿨하게 무시해 주는 의연한 나이듦..
나이 먹기의 건강한 자세일 것.맞아.
나 나이 먹는데..보태준 거 있어?..이런 볼멘소리..생각도 하지 말고..
그냥....
화두..
화두다.
'노안이라서 그래요'
망막 섬유질..어떻고..그러니 어쩔 수 없다고 무심하게 말하는 의사.
불편은 당연하다고..엄살떨지 말라는 표정.
'의사가 왜 의사냐..병신새끼...' 속으로....
말하는 내게..
꼿꼿이 열중쉬어 자세로 들으면서..
뒤에 있는 피던 담배를..
두 손가락으로 말아돌려서 손바닥 안쪽으로 숨기는..곡예를 한다.
그런 안타까운 몸짓의 그 자는..
내가 보기엔 그닥 젊지 않아 보였어.
'집에 가서 거울 좀 봐.거울 두개로..맨날 앞만 보지 말고 옆면도...'
'어르신'
경로사상이 출중한 이곳 시골동네..
말끝마다 어르신이라고 하는 가까운 상점 주인내외..
그 가게는 발을 끊었다.멀리 다른 곳으로 가 사온다.
속시끄럽고 불편하니..다 용서하고.....
***************************
그건 그렇고..
내 화두를 더 건드려 봐야지....
요즘 세상은 당차고 떳떳한게 대세..
아이들 보면 얼마나 당당하고 씩씩한지..강한 포스를 느낄 정도.
그건 참 반가운 일이다.
그래야 맞다.
세상에 태어나..
자신을 굽혀서 낮추는 것만이 겸속한 미덕으로 여겼던 세월..
그런 세상을 살아왔는데..
요즘 아이들까지.. 그딴 속박에 살게 된다는 것은 정말 끔찍한 일.
우물쭈물 남 눈치 보고..왠만한 것에 괜히 주눅들어 하는 거..
그리 살았다.
우리세대의 특징이고 좀 지겹기는 하다.
대명천지의 세상을 살고 있으면서..
조선시대 성리학을 마음 속 깊이 은밀히 품고 살았다고 할까.
제도가 바뀐다고 구성원의 의식이 곧바로 바뀌지는 않는다.
한 세대..그 이상은 지나야 한다.
많은 시간이 지나야..제도에 걸맞게 마음의 때국물이 빠진다.
지금은 과도기쯤 되겠지.
우리 세대 꼴통들이 사라지면 아마 그때는 제대로 정착될거 같다.
수십년 나이 차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이곳도 세대별 의식 차이들이 보인다.
젊은 사람들일 수록..
씩씩하고 앗살하고 솔직하고....
한마디로..그 자신감이 부럽다.
그 아이들이 커서 내 나이가 되면 어떤 모습으로 살 것인지를 상상해 본다.
지금 서구 노인들처럼 살까?
모르긴 해도 그건 아닐 것이다.
내가 워낙 비관적인 인간이라서..밝게 보지는 못한다.
내가 상상하지 못하는 그런 세상이 될 것..
다만 확실한 건..좀 더 마음굴레 없이 자유롭게 살게 될 것이라는 예단 정도.
지금 나처럼 살지는 않을 것..
그럼 답이 나온다.
답이 그 답일까?
아이들에게서 배운다?
배운다.
아이들의 미래..
아이들 나이 먹었을때 할 만한 생각과 행동들..
생각 많이 하지 말고..
생각..상념은 마음의 毒독
그냥 땡기는 대로 살자.
그래야 오래 산단다.
좋다하여 무조건 그것을 좇지 말고..
자격지심 말고..
자격지심과 자신감의 둘 사이..중간 어느쯤 위치에서..
남 신경 쓰지 말고..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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