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오만

사랑하기 쉽지 않다(1) ..('02./ 4/23)

산책길에서 2004. 2. 6. 16:39

사랑하기 쉽지 않다(1)
사랑..그래도 그것 밖에 믿을 것이 없네....
(2002. 4.23)

 

 

 

사람의 생명은 유한한 데..
아마도 영원할 것 같은 것이 있지요.
아름다운 것..사람이 하는 "사랑"이라는 것..말이지요.


따뜻한 그 정신적인 행위는 인간이 가진 덕목중에 가장 숭고하고 위대하다고 감히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다.
보잘 것 없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엄청난 사건..
그걸 우리는 사랑이라고 하고 그 위대함에 "영원"이라는 불멸의 훈장을 달아주기를 주저하지 않지요.


그리고.. 
이런 인터넷 글들에서도..
최대의 화두는 아마도 "사랑"인 것 같습니다.

밥 먹고 사는 일과는 관계가 없는 일로 만난 사람들끼리라서인가요?
우리의 잠깐의 정신적 호사는 로맨틱한 무엇을 떠올리게 되고..
그것은 주제가 사랑일 가능성이 높지요.
좋은 글이라는 것,이쁜 글이라는 것,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에서의 주제는 사랑이니까요.
큰 사랑,작은 사랑,이웃 사랑,아이 사랑,친구 사랑등등등....
하여튼,그 사랑에 대한 생각을 잠깐 하고자 합니다.

 

저도 늘그막에 사랑 한 번 해 봤으면..합니다만..
많은 경험과 많은 생각들이 이를 사실 어렵게 하고 있다고 할까요?
어렸을 그 옛날의 사랑은 무작정 열병이었지요.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구요.
첫눈에 반해서 만나고 사랑하고 그리고 결혼도 하고..그리고 또....


그러나 이제 나이 먹어서 그렇게 단순한 열정은 생기지 않지요.
많은 시행착오의 기억이 있을 것이고..사람의 감정이란 변덕 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자조도 있을 것이고..
한 마디로 "이제 사랑을 믿지 않는다"고 공언하는 분도 봤습니다.
하여튼 나이 먹어서 하는 연애란 어려운 것이다라는 뜻은 되나 봅니다.

 

이제 아이들 결혼 시켜야 하는 분들도 곧 있으리라고 보이는 데..
그런 분들은..이미 우리의 부모가 그러하셨듯이
요모조모 조건 따지는 입장에 서게 될..그 위치에 와 있는 거니까요.
"사랑은 영원하지 않다.너 잘되기 바라고 하는 말이야.세상 살아보니 그게 아니더라."
나중에 그런 이야기를 하게 되겠지요.
사랑이라는 것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우리님들 중에 꽤 많은 분들은 아마도 사랑을 믿지 않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사랑해서 결혼했는 데..시간과 함께 그 사랑이 없어졌고 오히려 아픈 갈등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을 테니까요.
이혼이라는 난리를 겪지 않았다하더라도 남녀의 사랑이라는 것이 얼마나 취약한 구조인가요?


촌수로 무촌..또 다른 나..나 보다도 더 나를 사랑하는..평생 반려..나의 반쪽(?)..영원한 내 사랑..죽음도 가르지 못하는 깊은 연대....
그러나 어처구니 없게도 나중에는 아무것도 아닌 관계일 수 있구요.
차가운 증오의 관계로..옛날의 열병은 그냥 그런 적이 있었던 기억 쯤으로 어색해 하고..
그런 것이 우리들 중 상당수가 생각하는 사랑이라는 것이겠지요.


사랑을 하는 것이 정신적인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이성을 신선하게 느끼는 기간(약3년)동안 분비되는 홀몬의 작용이지 더 이상의 것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를 반 쯤은 믿고 있고요.

몇일전에 들은 이야기 한 마디 더....


듣다듣다 별 이야기를 다 듣게 됩니다.
꽤나 권위있었다는 정신분석학자(칼 융)가 이야기 하기를
사람의 정신 내면에는 아니마와 아니무스가 자리잡고 있다고 합니다.
아니마,아니무스..그가 붙인 이름입니다.
'아니마'란 남성의 내면에 존재하는 여성성을 하는 것이고,
'아니무스'는 여성의 내면에 존재하는 남성성을 말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무의식 중에 자신의 아니마와 아니무스를 다른 이성에게 찾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당연히 남성은 자기 마음 속의 아니마와 닮은 여성에게끌리고, 여성은 자기 마음 속의 아니무스에 가까운 이성을 이상형으로 생각하게 된다는거..
우리가 사랑이라 믿는 것이 알고 보면 대부분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아니마, 아니무스를 밖에서 찾아 헤매는 것이다라는 이야기지요.
그래서 상대방을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여겼던 것이착각이었음을 깨달았을 때,사랑의 열정은 급속도로 식어 버리게 된다고 하는군요.
사람들은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멋대로 환상을 품고 '나만의 그'를 만들어 좋아하다가 '알고 보니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며 곧잘 헤어지고 마는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생식 본능에 따라서 좌우되는 것이라는 고전적인 주장서 부터..홀몬의 작용이라는 이야기로..
이제,잠깐 헷갈리는 것이라는 주장들까지....
우리가 고매한 정신적인 것으로 믿고 싶은 그 행위가
과학자가 정신 분석가들에 의해서 저급한 물질 작용이나 살아가는 단순한 본능의 변질물 외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이야기를
우리는 많이 들어 알고 있고, 경험하고 있지요.
결국..
사랑? 그거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결론을 내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 여동생이 있었으면 해 주고 싶었을 충고가 있었는데..
배우자를 선택할 때,
동성 친구가 많은 사람,동성 친구에게 인기가 좋은 사람을 고르라구요.


사랑은 아무래도 못믿겠다는 뜻일 겁니다.
맨 처음에는 어떻게든 되지만..
결국,상대방의 인격과 우정만이 믿을 수 있는 의지가 되는 것 아닌가하는 뜻에서 그런 타협된 계산이 나온 거지요.

그렇다고 해서
지금처럼 손 놓고 앉아서 걱정하고 낙담만 하고 있기에는 억울한 노릇입니다.
첫 눈에 반하는 영화같은 사랑보다는 오랜 세월 서로를 지켜 주고 배려하며 차근차근 다져 나가는 사랑을..
그 목표로 삼아서 움직여야 될 겁니다.

 

인간 정신의 신비함이 낱낱히 해체되는 것이 갑갑하고 서글픈 마음이 드는군요.
그 서글픔이라는 것이 뭔가요?
나이 먹어서 현명해지기보다는 어리석더라도 사랑에 빠져서 허우적 대는 어린 나이를 그리워 하는 때문인가요?
사람의 理知가 발달한다는 것은 사람을 점점 불행하게 한다는 뜻일거구요.

사람과 연결되는 일..사람 맘대로 되지 않을진 대..
그렇게 미리 걱정하고 망설이고 영악하게 궁리해서 얻어지는 것이 무엇일까하는 의문도 생깁니다.


마음 가는 대로 따라 하는 것이 나을까요....
더 큰 신비함은..이 작은 신비함의 해체를 그냥 그 큰 신비함에 녹여 안아서 조용히 정리할 수 있을까요....

 

"제가 해야 할 일이라면 하게 하시고,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면 하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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