휩쓸리지 않게..그래서 현명하게...
(2002.10. 1)
부모라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자식을 천재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그래서인지..'엄마병'이라는 신드롬도 생겼다고 한다.
옆집 아이가 어느 학원에 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랫배가 살살 아프고 속 상해지는 병이며
자신의 아이도 그 곳에 넣고 싶어서 안달나는 경향을 일컫는다.
어쩔 수 없이..당연한 것 아닌가..반문하면
나도 할 이야기 없다.
그것이 대세이기 때문이며 그렇지 않은 사람을 발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가 난다.내가 아는 어느 사람은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지 않는 사람이다.
그는 이 나라에서 제일 좋다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 가서 대충 공부도 더 하고
그리고 지금은 국내의 어느 기업에서 수억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
한 마디로..최고의 엘리트에,잘 나가는 인생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마누라는 부유한 집안 출신이다.
예술을 전공했고..공부도 많이 하고..
지금은 이따금 대학에 나가 강의도 한다.
한 마디로..훌륭한 재원에,잘 나가는 인생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은 사람들도 있겠지만..내가 보기에 꽤나 훌륭한 인생이다.
그 보다도..나는 그들의 생활 태도가 무엇보다도 마음에 든다.
그들은 건실하게 산다.
그것이 그들의 자신감 때문이라는 것도 안다.
소박하게 인생의 참 의미를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옳지 않은 대세에 휩쓸리지 않는 단단함이 있다.그들에게는 아이가 둘 있다.
그들은 아이들을 피아노학원이나 미술학원,속셈학원등등
똑똑한 아이를 만드는 곳에 보내지를 않고 있다.
아니,그는 그런 곳에서 아이들이 똑똑해 지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학원에 보내고 유학을 보낼 돈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고만한 아이들에게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이
네이티브 영어를 배우는 것이라는 것에..찬성하지 않는다.
초등학교 육학년은 초등학교 육학년 공부만 잘하면 된다고 믿고 있다.
힘들여 중학교 교육을 받아가면서 고생하는 일은
아이를 고생시키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이 똑똑해 지기 보다는 행복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쪽일 것이다.그들 주위에 잘 나가는 사람들이 행하는 아이들에 대한 병적인 집착에
별로 함께 하지 않는다.
"부모가 조금만 신경 쓰면 아이가 아주 우수하게 클 수가 있는데..부모가 그래서...,쯔쯧쯧"
그런 주위의 평가에도 그들은 마음 상 해 하지 않는다.
그들은 강남이라는 곳에 산다.
다만 한가지 문제는
아이들이 만나 놀 친구가 없음이 그들에게 고민이다.
아들을 태권도 학원에 보낼 수 밖에 없게 된 연유가 그것이다.그들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겸손하다는 부분일 것이다.
그들이 많은 돈을 벌어서 어디에다 쓰는지 나는 아는 것이 없다.
승용차도 허름한 것을 쓴다.
아니 왠만하면 걸어다니고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
이상한 곳에 마음 쏠려서 허투게 돈을 쓰는 일은 없다.
먹는 것도 입는 것도 검소하다.
그들은 아이들에게 이른바 메이카 옷을 입히지 않는다.
아는 단체에서 하는 개리지 세일로 나온 헌옷을 입히기도 한다.
그런 그들이 남는 돈을 어디에 쓰는지 나는 모른다.
매월 어디로 돈을 보낸다는 것과 많은 저축을 할 돈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그들은 평범한 사람이다.
따로 칭찬을 받을만 한 요란한 선행을 한 일이 없고
자신들의 행동에 신념이나 긍지..뭐 그런 거창한 이론도 없다.
아이들 학원에 보낼 필요없다고 거부하는 일..
내 아이만 도태되는 것 아닌가 하고 불안해 하지 않는 일..
동네 아이와 내 아이를 크게 다르게 보지 않는 일..
없이 사는 사람에게 동정심을 가지는 일..
소박하게 감사하며 사는 일..
많이 쓰면 그 만큼 지구가 낡아진다고 믿는 일..
당연한 도리..소시민이 해야 하는 당연한 도리이지
사실..그것은 칭송 받을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소함이 마음에 많이 와닿게 땡김이 있다.
이 도시에서는 그런 것이 귀한 평범함이기 때문일까?
그런 사소한 평범함을 찾아보기가 귀하다면 이미 평범한 것이 아닐것이다.
왜 그런 평범함이 쉽게 찾아보기 힘든 비범한 귀함으로 바뀌었는지
언제 그렇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없을 뿐이다.
옳게 살아내려는 작은 노력들이 더 인정받아야함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결코 세상에 들어나 유명하지 않는 그런 보통 사람의
소박한 삶만이 "진짜"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 어떤 유명한 말 주장이나
매스컴으로 널리 알려져 뻔드르하게 위장한 대중적 존경은
아무것도 아닌 "껍데기"임을 우리는 눈치채고 있다.
거창한 말장난 필요없다.
세상은 이미 날라리들의 위선의 장소가 아닌가....
작지만 힘들게 행동에 옮기는 사소함만이 정의로움이며 존경의 대상일 것이다.
그 사소함이 모여 살기 좋은 곳을 만들 것이다라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 믿음은 확산되어져야 하고 사회의 불문률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사소함을 중시하는 인식이 이 사회에서 세력화되어야 하는데....아이들에게 무신경하다고..부모가 게으르다고 수근거림을 당하면서도
그 대세에 합류하지 않는 지조..
대세이지만 좀 잘못되어진 쪽으로는 끝내 휩쓸리지 않는 용기와 순수한 믿음.
하여튼 그들은 그렇게 잘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이다.
돈 많은 것보다..권세라는 것이 있는 것보다..
휩쓸리지 않고 소박하고 현명하게 사는 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질투심을 느낀다.
그 찬찬한 사유의 깊이에 질투가 난다.학생들이 수백명 나와서 퀴즈대회에 참석하는 티비 프로그램을 여러번 봤다.
나는 거의 실망하게 된다.
괜찮다는 학교..그 야단으로 오로지 공부만 하는 그들이
학교 교과에 해당하는 문제에 그렇게 취약할 수 있을까..의아해 한다.
공부는 몰아넣고 우격다짐으로 시켜서 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떠 올려 본다.
학습능력을 키우기 보다 병적인 인간을 만들어 내는 쪽이 아닐까..걱정이 된다.
경쟁에 힘들어 하다가 신경증에 걸리는 불우한 인간 군상을 쏟아내는 것은 아닐까....어린 아들을 캐나다엔가에 혼자 보내고
매월 300만원씩 보내는 어떤 사람은
오늘 마누라와 돈 문제로 싸웠다고 힘들어 한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위의 부부 이야기가 하고 싶어졌다.
그러나 그의 마음에 상처에 될까봐 이야기 하지 않고
이렇게 혼자 중얼거려 본다.
"나는 휩쓸리지 않고 현명하게 잘 살고 있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 해 본다.
'지적 오만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한글날에 부쳐..('02.10/10) (0) | 2004.02.07 |
|---|---|
| 우리들의 우상 ('02./10/ 5) (0) | 2004.02.07 |
| 먼 조상 ('02. 9/27) (0) | 2004.02.07 |
| 여왕의 남편 (남자 연구 3) ('02. 10.) (0) | 2004.02.07 |
| 남자들은 의외로 사내답지 않다(남자연구2) (0) | 2004.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