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오만

나이 이야기(2) '02./10/26

산책길에서 2004. 2. 7. 17:42


[2] 나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또 한 살 더 먹기가 싫어서...
(2002.10.26)


사실 하기 쉬워서 이렇게 떠들고 있을 뿐이지..
사람으로 태어나서 시간이라는 개념을 완전히 달통하고 시간이라는 문제를 현명하게 관리하기는 불가능한 일일 겁니다.
시간의 의미를 확실하게 안다는 것은 아마 우리 살아가는 기술의 요체일 겁니다.
시간이 무엇일까요?
당연히 있어서 흐르는,절대적인 것이 시간이지만..
그것 없을 수도,다른 것일 수도 있는 것 아닐까요?
저,이 정도로 엉뚱합니다.
습관적으로 모든 것을 부정하지요.
누구처럼..이런 사유를 하고 있는 나의 존재만은 확실한 실존이다라는 생각도 부정하고자 했었으니까요.
하여튼 시간에 대해서 보통 사람들이 제대로 파악하고 행동하는 일은 참으로 어려울 겁니다.
시간의 존재도 부정해 봤지만 다른 뾰족한 대안을 발견한 것은 없습니다.
시간 속을 살아 오면서 저 자신도 뭐 대단한 것 없습니다.
그저 한심한 수준입니다.
잘 난 척 한다고 의심의 눈으로 보실 일이 아니고
어리석은 사람이 갖는 오랜만의 진지함 정도..
한 번 따져 보자는 객기 정도로 봐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아가..
모든 분들과 저의 작은 묵상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지요.
 
앞에..
우리가 나이 개념에 목매고 살아가는 것은 그다지 현명하지 못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그런 오래된 흑백사진의 빛바랜 모습을 몇 커트 옮겨 봤습니다.
지금의 제 경우에는
앞에 이야기 한 그런 나이대의 나도 있고..그 이후의 나도 있습니다.
어린 감성에서 그다지 변하지 않은 내가 있고..꽤나 어른 스러운 내가 있고..
지금의 내 나이보다도 노숙한 나의 모습도 있습니다.
엑소시스트처럼 귀신이 들어 차 다면 인격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고
이제까지의 경험과 생각들이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그 어릴때에 나는 여리고 민감한 모습이었습니다.
지금은 나이들고 산전수전 다 겪어서 노회한 모습으로 바뀌었지만요.
지금은 왠만해서는 약한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뭐 대단한 존재인 양 뻐기고 으시대기도 합니다.
누가 나를 만만하게 보는 것을 용납치 않습니다.
마음도 감정도 단단해졌고 이 정글에 알맞게 차가움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나 그 위로 올라왔지..우리 옛 선인들은 마음이 배에 있다고 믿었어요.
배포,배짱,배알,배아프다,뱃심,복안,흉계,뱃속이 시꺼멓다...
요즘에 내마음은  말뒤꿈치에 위치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뻣뻣하고 단단하고 다부집니다.
내가 내 자신을 볼 때는 물렁물렁하고 불안한 입장이기 때문인지
그래서 갑옷을 더욱 여미고 일부러 단단함을 과시하기도 하지요.
이 도시에서 꽤나 오랜동안 무장하고 갑옷입고 살아온 결과일 겁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내 모습은 살아오면서 연출된 것인 반면..
그 안은 그 예전의 나와 전혀 상관없는 모양새는 아닙니다.
그 갑옷 안을 자세하게 들여다 보면-들여다 보는 게 싫지만-
어릴때 거절당하고 안타까워 했던 내가 그 안에 있습니다.
연민에 몸을 떨던 어머니의 앞에 갓태어 난 내가..
질투에 몸서리치던 어린 아이가..
아직 어린 아이인채로 그곳에 있습니다.
그런 것들은 저의 마음 맨 밑바닥에 숨어 있어서 나도 잘 모르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내 아들의 기억이 아니고 어린 조카의 기억이 아닙니다.
내 것입니다.
아닌 척 할 뿐이고 자라오면서 다른 것들이랑 희석되어 희미해졌을 뿐이지요.
의젓하고 연륜이 깊어 보이는 지금 내 나이에 나..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그렇게 우리들은 이 도시에서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경험들은 차곡차곡 쌓여서 연륜이 되고
느낌과 생각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때깔 곱게 물들어 추억이라는 것이 되었지요.
혼미함에서 벗어나 슬기로움과 현명함도 점점 가지게 되었고..
내가 이미 경험한 것을 지금 하고 있는 어린 친구들을 보면 기득권자 같은 우월감도 가지기도 합니다.
그런 좋은 면도 있고
유한한 생명이 점점 단축된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외모로 드러나는 쇠락기의 모습도 나타나게 됩니다.
맞습니다..시간성의 의미에서 지금 제 나이에 대한 위치 평가입니다.
그런 것 이외에 다른 의미는 옳지 않아 뵙니다.
바뀌게 될 전통의 잔재 정도일 뿐이라는 생각입니다.
나이 1년이 지나면 허물을 벗고 다른 나이로 탈바꿈하는 것이 아니고..
공자 아저씨 처럼 10년 세대를 구분해서 일취월장하는 것으로 보기에도 문제가 있지요.
과거와는 단절을 긋고 새로운 환골탈태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올챙이가 개구리로 변하듯 바뀌는 것이 아니고..
굼뱅이가 매미로 바뀌는 것이 아니고..
애벌래가 나비로 변하는 것이 아니고..
하루하루 조금씩 마음의 넓이가 넓어지는 작은 인간입니다.
자신의 모자람을 항상 의식하고 그것을 보완하는 데에 더 많은 시간이 흐르지요.
내가 바깥으로 의젓해야 하는 모델은 48이지만 그것을 따라가기가 버거운
그런 평범한 인간일 뿐입니다.
공자님 같이 훌륭하지도 그렇다고 위선자도 아니고,,그저 그런 인간일 수 밖에 없습니다.

어제 하루를 살았듯 오늘 하루를 살고..또 하루가 지나가는 의미일겁니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라는 광고 카피가 있더군요.
저는 10년전에 10년만 젊었으면 하고 안타까워 했던 적이 있었지요.
지금도 10년만 젊었으면 하고 있습니다.
아마 10년후에도 10년만 젊었으면 하고 노래를 하고 있겠지요.
어리석은 일이지요.
맨 날 안타까워하다가 좋은 시간 다 허비하는 모양새로 살고 있습니다.
저의 사례에서 보듯..큰 욕심은 의미가 없습니다.
괜한 맘 끓임이고 속 시끄러움일 뿐입니다.
10년이라는 개념을 운운하는 것은 게으른자의 허황된 말장난이겠지요.
괜한 나이 노이로제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실증이기도 합니다.
지금이 있을 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공자님처럼 10년터울로 계산할 것이 아니고
나이처럼 1년 분할 할 일이 아닙니다.
일수로 17,270일 살았고 앞으로 그만큼 더 살겠다는 세분할이 더 맞는 말이겠지요.
살아갈 날이 줄어든다는 초조감보다는 내게 쌓이는 추억과 연륜을 즐길 일이겠지요.

지금..
내가 살아온 시간대를 살고 있는 어린 분과
내가 살아갈 시간대에서 살고 있는 어른 분들이 있을 뿐입니다.
내 안에 많은 나이대의 내가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겁니다.
나이 많다고 메기입 만들어 거드름 피우면서
한쪽 구석에 가서는 나이 많아서 처량한 기분이 든다고 훌적거리는
그런 이중생활은 그만 접어야 겠지요.

'아무리 나이를 많이 먹어도 사람의 마음 연령은 30대 수준이상은 되지 않는다.'
어디서 그런 말도 들은 적이 있어요.
그런 것을 어디서 측정할까..괜히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이 꾸며댄 말이려니 합니다.
나이대 별로 정확한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닐 것이고..
그렇게 숫자로 정의를 내리는 것은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하지만..대충 그런 면이 있나 봅니다.
본인이 먹는 물리적 나이보다는 마음 연령이 훨씬 어리다는 것..모두 그럴 겁니다.
나이는 50대지만 마음은 20대라고..몸은 60대지만 욕구는 20대라고..
육체는 늙었지만 마음은 10대의 설레임속에 있다고....
당신은 어떤 숫자를 사용하시렵니까?
육체와 달리 마음은 햇수 대로 나이 먹지 않는다고 했는데..어떤 정도의 마음나이이신지....
그러나 그런 말을 입 밖으로 꺼낸다는 것이 좀 남사스럽다고 생각하고 괜히 미안해 질 겁니다.
앞에 어릴적 은밀함도 밝혔으니
나이에 대한 느낌을 소상히 이야기 하는 것도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저 나름대로 분석해 본 나이 구분..그 구분대로의 인식 나이입니다.
실제 나이 48세
건강 나이 55세
얼굴 나이 50세
목소리 나이 15세
사회성 나이(남편,아버지,직장에서의 위치 인식에 따라..) 35세
사유 능력 나이(사고력,마음콘트롤 능력) 30세
자기 인지 나이(자신의 마음 나이) 19세
물론 좀 불확실하고 막연한 숫자들 입니다.
상대적인 개념의 숫자입니다만 그 상대적이라는 것의 기준도 불명확하니 대충 그러려니 이해해 주시지요.
구분이 좀 그렇지만..항목별로 한 번 따져 보시지요.
저는
그렇게 세분해서 나를 분석해 봤을때의 내 나이라는 것이 가지각색입니다.
육체적 나이는 많고 이성 나이는 그보다 적고 감성 나이는 아주 어리다..그런 결과로 보여집니다.
물론 위의 분석은 극히 개인적인 의미입니다.
한마디로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내 나이는 아직 미성년자이거나 청년 수준입니다.
어디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검증필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요.
우리들 모두가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으리라 보여집니다.
아직 나 자신은 덜 여물고 덜 자랐다는 겸손함과 함께 그런 감을 가지실 겁니다.
그러면
그런 모습이 밖으로 표출이 되어져야 하는데..잘 되지 않습니다.
학교 동창회나 가야지 그런 모습이 자연스럽게 표현됩니다.

극복해야 할 굴레가 많고 힘들것이며 시간이 더 걸릴  겁니다.

익명의 공간에서,불 꺼 논 자리에서의 객기로 보셔도 좋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나이에 심각하게 연연해 하는 그 추세에 저라고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전통적 사고라는 것이 있는데..아마 나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일 겁니다.
장유유서의 개념이고..
튀면 정 맞는 개념이겠지요.
그래서 밖으로의 감정 표현은 상황에 따라서 세련되고 젊잖게 하게 되므로
누가 나의 마음속을 눈치 챌 일은 없습니다.
내 나이의 권위에 도전하는 빛이 보일라치면 마치 어린 시절을 살아오지 않는 사람처럼 시치미를 뗄 뿐이지요.
그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의 처세입니다.
다만 익명의 공간이므고 그 부담들에서 자유로울 수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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