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오만

방 문화..도시와 집

산책길에서 2004. 2. 8. 11:19
도시와 집
(2003. 5. 6)

지금 어느 곳에 살고 계십니까.
우리의 주거형태가..아파트 비중이 조금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아파트라는 것에..이해하기 어려운 속성이 있습니다.
도시에 아파트는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개인의 생활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아파트는 차곡차곡 쌓여있는 개인공간들입니다.

멀리서 보면..도심의 한 가운데..
온통 사람과 차량으로 포위되어진 모습이지요.

그런 곳에서 어찌 안온함을 느낄 수 있을까..의혹을 가져보지만..
그 하나의 공간으로 들어가 있으면..거의 완벽하게..
밖에 있는..관찰자 경쟁자 참견자들로부터 심리적 차단을 해 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방에서 자기만의 평온함을 느끼며 지내다가
몇 걸음 밖으로 나가게 되면
완벽하게 도시에 거북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실제거리로는 너무 가깝게 대중으로 둘러 쌓여있으면서..
완벽하게 단절되어질 수 있다는 것.

그토록 간단한 구조가..
생경하기도 하고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네모난 모양새의 단절 속에서 평온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아파트는 전부 다 그렇게 생겼습니다.
크기만 다르고..마감재만 다를 뿐..빤한 구조입니다.
부산항 컨테이너 부두에 컨테이너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모습으로..아파트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외래어로 아파트라고 칭하지만..우리 말로는 '공동주택'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만..
공동주택의 의미는 별로 없고..
철저하게 개인생활을 보호(?)하고 단절시키는 주거형태가 되었습니다.

컨테이너처럼..칸칸이 다 차단된 모습입니다.
기껏해야 옆으로 터서 두개를 하나로 쓰는 집..위아래로 터서 2층집처럼 쓰는..부자들이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어떤 의식있는 건축가들은..아파트의 구조를 혁신적으로 바꾸고 싶어 합니다.
소외된 현대인,사람들간의 각박함이란 사회문제에..
주거형태가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지요.
공동의 거실..공동의 마당 개념을 끌어들여서..
세대간 단절된 의미가 아니라..
밀접한 공동체 세상을 구현하는 모습으로..삶의 마당을 바꿔나가려고 기획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삶의 질이 바뀌고..지역사회가 바람직한 모습으로 발전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시간이야 걸리겠지만..
우리의 생활 마당은 그런 모습이 되어야 할 겁니다.
원하건데..제발 그리 되어야 할 겁니다.

지금 입장에서야..
경제성 따져 봐야 하고
도시의 익명성에 숨어지내기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
감히 엄두가 나지는 않겠지만요.

어차피..도시의  기능이라는 것은 병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지금 시골에는 젊은이들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다 들 벌이가 더 나은 도회로 빠져 나가서 그렇다는 이야기지요.
벌이가 더 낫기도 하고..좀 깨끗하게 살아 갈 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서 도회로 나가지만..

아울러..
시골에서는..개인생활이 투명하게 드러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부담스럽다는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시골 생활은 개인의 내력이나 이력,됨됨이등이 구성원들에게 너무 빠삭하게 파악되고 있지요.
개인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것도 부담스럽지만 자기 혁신에도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맘 잡고 잘 해보려고 행동하면 비웃음이 있거나..본인이 거북하다는 것이지요. 

도시에서는 레벨업을 이루거나 꿈을 실현시킬 수 있게끔..과거는 전혀 묻지 않습니다.
도시에는 바글바글 사람도 많지만..
많아서인지..바빠서인지..오히려 사람에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군중 앞에 혼자 나와있으면 부끄러워하지만..군중 속에서는 편함을 느끼지요.
군중 속에 익명성이라고 할까요.
그렇게..도시는 익명성 가지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