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음식이며 상품일 뿐....
(2003. 7.27)
어딘가에서 보니까..
서구인들은
뜰에 노니는 거위를 보면서 입맛을 다시는 것 같더군요.
대단한 식욕입니다.
중국 사람들도 그 비슷한 것 같던데.....
우리네랑 달리..참 이질적인 데가 있습니다.
야만적이다라고 하고 싶습니다만....
그러나
요즘을 사는 우리들도..
동물들을..그냥 단순히 먹거리일 뿐이라고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아니라고 하기도 좀 어색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 아닌가 합니다.
하찮은 대상이라고 하지만..
그래도..엄연히 하나의 생명인데....생명이라는 인식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도도한 대세 앞에 어쩔 수 없음을 느끼고
안타까운 순응을 하고 있나 봅니다.
단순히..그냥..
대량으로 생산되어지는 상품정도로....
도시는 꽤나 우아하고 멋진 곳입니다.
더러움이 보이지 않도록..
잘 숨기고 가려져 있기도 하구요.빨간 색이 많이 섞인 간판..
대낮처럼 밝고 현란한 조명..
정갈하고 모던한 실내 장식..
밝고 안온한 간접 조명..
아르바이트 사원들의 젊고 싱그러운 분주함..
그들이 입고 있는 빨갛고 노란 이쁜 에이프런..
상큼하게 머리에 올려져 있는 캡..
북적이는 손님들..
명품이던가 가짜 명품이던가..예쁜 옷을 입고..
다정하고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들이..
윈도우 안에서 포근함은 느끼게 합니다.전표..
손님이 뭐라고 주문하면..안쪽으로 전표가 하나 전달됩니다.
그러자 조금 있다가 노르스름하게 맛있어 보이는
[후라이드 치킨]이 예쁜 대바구니에 멋드러지게 담겨서 내어집니다.
참으로 우아한 모습입니다.
손님들은 흥겹게 웃으며..맛있게 [후라이드 치킨]을 먹습니다.
무슨 이야기가 그리도 즐거운지..크게 웃기도 하고 왁자하게 떠들기도 하고..
그러면서 손에 기름끼가 묻자 흰 티슈로 손을 연신 닦아 냅니다.
우아한 도시에서는..더러워지는 것은 금기시하는 일이거든요.전표..
손님들이 음식을 다 먹고..자리에서 일어섭니다.
아까의 그 전표가 계산대에 있습니다.
전표를 살표보고..'만 원입니다'
지갑에서 만 뭔짜리 지폐가 나오고..
카운터 직원은 돈과 전표를 따로 관리합니다.
전표..
하루을 마감하면서..
돈과 전표를 비교합니다.
100개의 전표..돈은 100만원..맞습니다.
그 내용을 장부에 기재합니다.
다른 이가 그것을 확인합니다..꼭 맞습니다.사인합니다.전표..
전표는 쓰레기통에 버려집니다. 그 기능을 다했으니까요.
남겨진 후라이드 치킨도 버려집니다.
뼈랑 껍데기 합쳐서 반 이상 남겼습니다.먹은 것보다 버린 것이 더 많습니다.
커다란 쓰레기 봉투에 담겨서..알 수 없는 곳으로 사라져 없어질 것입니다.
생명의 흔적..그런 것 없습니다.
모두 다 소멸하고..
다만..100만원 금액만 남습니다.
장부에 적힌 100만원이라는 금액 옆에 '전표 100장'이라는 흔적만이 남았을 뿐....'상품과 전표와 돈'의 관계가 끝이 났습니다.
별다른 감정없이 그렇게 끝이 났습니다.
숫자에 대한 기억과 화폐만 남습니다.
그리고..한 가지 목표가 추가 되었습니다.
'내일의 영업 목표 110만원..주문 전표 110장 !!'도시는 그렇게 산뜻합니다.
탁탁 손 털고..하루를 마감합니다.
뒷주머니에 돈만 간단히 챙겨져 있습니다.깨끗하고 세련된 실내 장식이 되어져 있는..
그 창문 안에서의 소비의 단면입니다.
차 앞에..
닭장차 트럭이 가고 있었습니다.
빼곡히 들어 앉아 헐덕거리고 있는 닭들....
자동차 창으로 차단되어져서 그렇지..
아마 꼬르륵대는 소리가 시끌거릴 것입니다.
주변에서는 역한 냄새도 나겠지요.
차곡차곡 쌓여진 키 낮은 닭장 언저리가 꽤 지저분합니다.
그렇게..양계장에서 닭 공장으로 나르는데에..
아마 백 번,천 번 쓰였을테고..
그래서 온갖 흔적들이 남아 있어서 그럴 겁니다.
그 흔적은 더럽지만..귀기가 설여있는듯..
섬뜻함이 배어 있습니다.
사라진 생명의 흔적인가 합니다.좁은 닭장에 너무 많은 닭들을 집어 넣어서..
이상한 자세로 움직이지 못하는 놈도 있습니다.
여름철 수요가 많아서 그럴 겁니다.
끔찍한 일입니다.
복날이라서..
그냥 넘어가기 보다는 삼계탕이나 통닭을 먹고 넘어가고 싶어하니까요.보고 싶지 않은 모습입니다.
나중에라도 생각하고 싶지도 않구요.
그 닭장차를 피해 달아납니다.
당분간 닭고기를 먹지 않게 될 것이구요.문득..
사는 것이 욕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우리가 즐거이 살아가는 데에..
알게 모르게 엄청 많은 희생들이 있구나!!그렇게까지 해서 먹어야 하나....
도시의 치킨집 창밖에서 훔쳐봤던..
단란하고 행복한 광경이
처절한 닭장차의 뒷모습에
오바랩됩니다.
극명히 대비되는 두 개의 상황..
참 더러운 일입니다.
참 미안한 일입니다.
어제..내가 먹었던 그것의 원래의 모습이 저렇고..
오늘..어느 누구에게 먹히기 위해서 저렇게 실려 가는 것이지요.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나 자신을 자책하고 남을 욕할 수는 없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감상에 빠지는 것일 지도 모릅니다.
도시에서 우리가 소비한 것은
돈을 주고 산 상품을 소비했을 뿐..
이런 아비규환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니까요.도시의 스마트한 소비 매카니즘과 비교해서..
힘들고 거칠고..지저분한 모습이지만..
분명..공급 매카니즘의 한 축일 뿐입니다.
소비하는 도시에서 전표와 돈으로 상징되어진다면..
이곳 공급책들은 숫자만 관리합니다.
생명이 아니고 생산된 상품입니다.'하루 이틀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생명이라고 생각해서 안스러운 마음이 든다면..
세상에 적응을 포기한다는 뜻일 겁니다.'한 마리에 얼마나 받는다고....'
물류비가 많이 들게 해서는 안됩니다.
죽지 않게 빨리 실어 나르는 것이 급선무입니다.그건 분명 현실입니다.
모두 다 삶에 진지한 모습들이겠지요.
열심히 살아가는 생활인들이 모습일겁니다.
나역시 그 분들의 수혜자임이 분명하구요.
그러나
그런 엉클어진 상념속에서도
분명..'생명은 생명이다'입니다.갈등하면서 살아가는 수 밖에요....
내 삶을 지탱해주는 많은 동물들의 희생에..
갈등하고 미안할 수 밖에요....
영혼이 존재하느냐를 떠나서..
내가 하나의 생명이라면..그도 하나의 생명입니다.
내가 다른 생명을 멸할 권한은..아무래도 없어뵙니다.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고 군침을 삼킨다면..
야수들이나 그러는 것 아닌가요?도시에서의..쾌적하고 우아한 소비의 즐거움은..
거꾸로 박혀서 실어 날라지는..살아있는 '상품 원료'의 희생에 의합니다.
다만 서로 보이지 않도록..커튼이 드리워져 있을 뿐입니다.
커튼을 들쳐내 내다보면..보입니다만..
일부러 보려고 하지 않고 생각하려 하지 않을 뿐이지요.
피하고 싶고..'혐오'스럽다고 할 뿐입니다.아무리..
혐오스런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닭장차의 운행을 전면 금지하고
양계장 바로 옆에 닭공장을 짓는 것을 의무화하도록 법을 바꾸고
혐오스런 모습이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다 해도..
어차피..그 혐오의 바탕 위에 도시가 서 있으니까요.그렇다고..그 '혐오'스러움의 단초를 만드는데는
달리 갈등이 있을 수도 없습니다.
내가 죽이지 않고..이미 죽어 있는 상품을 샀다는 생각인가 봅니다.
우리는 지금..
죽어있는 동물의 고기를 먹지만..
내가 고기를 먹으면 전표가 발행됩니다.
전표..
이 도시의 시스템..전표..
내가 지금 고기를 먹으면 전표가 발행되어서
저쪽 처형장에서 하나의 생명이 처형되는 셈입니다.
수요가 있었으니..당연히 재고를 채우기 위해서
발행되어지는 처형 전표인 셈입니다.그런 시스템임을..
모두..모른 척 소비해 버릴 뿐입니다.
주문이 있으면..돈이 되면..
무엇이든 공급되는 세상이니까
알게 모르게 '혐오'는 저질러질 수밖에 없는데도..
혐오스러워하면서..소비의 탐욕은 끝이 없습니다.그것이..
도시가 가지는 이중성이고..위선적 본질입니다.
진짜 혐오스러움입니다.
혹시..
슈퍼에서 생닭 한 마리 값이 얼마나 하는지 아십니까?
2천 5백원정도..3천원 미만입니다.
물류비 빼고..
닭공장 가공비 빼고..
중간 마진 빼고..
그러면 1천원 정도..
모르긴 해도..산지 출하 값은 1천원..얼추 계산이 나옵니다.
하나의 생명이 1천원..키운값 1000원
가공비 700원
운반비 300원
치킨집마진 7000원
합계 1만원치킨집 마진 7천원은..여러 사람에게 나눠집니다.
건물 주인에게 3500원
광고업자 1000원
인테리어업자 500원
아르바이트생 500원
쓰레기 처리 10뭔
이것저것 490원
치킨집 사장 1000원(계산 맞지요?)이것이 도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치입니다.
1천원에 구입해서..1만원으로 불려서 서로 나눠가지는.....그야..시장 원리이니까요..
오늘 아침 신문 정치면에..보이지 않는 손 운운하던데..
진짜 원조 '보이지 않는 손'이 있어서..
수요와 공급의 발란스에 따라 가격이 자동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니..
다른 사람이 얼마를 챙기든..뭐라 할 수 없는 노릇이겠지요.
개개인의 판단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사회 전체의 이해와 맞닿게 한다니까....다만..
하나의 생명의 값이 1천원이라는 것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1천원..기가 막힙니다.몽블랑 만년필이 180만원이라고 하더군요.
모릅니다..그게 고급품에 속하는지..더 비싼 것도 있는지는.....
그런 가격은 어떻게 만들어 질까요.
역시..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따라서 가격이 매겨지는 것이지요.
앞에.. 도시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눠가지는 몫을 보시면
마진중에 가장 많은 것을 차지하는 사람들은
고급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그런 가격이 만들어 집니다.
그러나 막강한 '시장 논리'가 부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쌀 수록 잘 팔리는 경우가 그것입니다.
180만원이라는 가격에는 그런 의미도 섞여 있을 것입니다.결국..
몽블랑 만년필 한 자루와
닭 1800마리가 같은 등가입니다.
만년필 1자루 = 생명있는 닭 1800 마리그것도..
이 도시의 자연스러운 속성입니다.생명이란 것이..그렇지 않은 것에 비해
당연히 값이 더 나가야 한다는 이유를 대라면 대답이 궁합니다.
그러나
나는 하나의 생명으로서 더불어 존재하는 다른 생명에 대해
외경을 느껴야 당연합니다. 생명으로서 도리입니다.
이 세상에 어느 것 보다도..어느만한 돈보다도..
내 생명이 귀하듯이..말이지요.그런데..현실은..
그것이 사람들의 눈에 상품으로만 비쳐질때라면
다른 판단은 어렵게 되어져 있습니다.
꼭 그만한 값어치의 생명의 존중만 있을 뿐이지요.
닭 한 마리의 생명의 값은 단지 1천원어치입니다.
더도 덜도 아니고..1천원 어치....
그게 이 도시의 가치 환산법입니다.그런게..
이 도시의 서글픔이기도 합니다.
하나의 생명으로서..억울할 뿐입니다.닭사모를 하나 만들든가 해야 할까요?
'식물도 생명이 있는데..뭐...'그러게요..
남의 생명을 멸하지 않기 위해서
육식을 금한다면..식물도 생물인데..
그럼 뭘 먹고 살란 말인가..라는 말도 나올 수 있겠군요.
육식을 금하고 채식주의로 살아간다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채식주의자 중에는 여러 부류가 있는데..그 중에 으뜸이 뭔지 아세요?
저 앞 어느 글에서 이야기한 내용이기도 합니다만..
남의 살을 안먹는 단계 위에
계란이나 알까지도 금하는 단계 위에
동물의 음식이나 재산을 빼앗는..꿀까지 금하는 단계 위에
식물의 뿌리 줄기까지를 금하는 단계 위에
식물의 열매를 따먹는 일까지를 금한는 단계 위에
식물의 이파리도 금하는 단계 위에..
떨어진 열매도 금하는 단계 위에..
죽은 식물만 먹고 사는 단계..
이것이 채식주의의 으뜸입니다.호사가들이 일부러 말 만든 흔적도 있습니다만..
실제 그런 부류도 있다는 이야기니까요.
먹는 일에서..
생명을 감지하는 일이 지금 해야 하는 일 아닌가 합니다.
사람이 벌레도 아니고..그리 살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음식의 본질을 인식하고 진지한 소비를 해야 합니다.아무리 도시가 물질주의가 팽배하고
모든 것이 상품으로만 취급하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정신과 영혼이 있는 사람들은
보다 인간적인 모습을 되찾도록 노력하자는 뜻입니다.
먹는 일은 진지한 행위이므로
절제하고..생각하고..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친구 이야기 하나 곁들이겠습니다.
없이 못살던 시절..그 친구는 여름방학이면 고향에 꼭 내려 갑니다.
아버지의 엄명 호출로 자식들 전부 모입니다.
자식이 아홉이나 되었어요.
시골 빈농이었구요..자식들을 대처에 내보내 공부 시키니..
생활이 매우 어려웠지요.
여름방학 이 맘 때 전부 집합 시켜서 뭐했느냐 하면..
봐뒀던 개를..
개고기를 3박 4일 동안 멕입니다. 아들 딸 가리지 않고....
저야 물론 개고기 반대입니다만..
숙연한 생각이 들었어요.
울음이 많았고..자식들에게 미안해 하시며 살았던 아버지셨거든요.
'자식 입에 밥숟가락 들어가는 것을 보는 것이 제일 행복하다'
제대로 먹이지도 못하고 보탬도 되지 않아서 미안했던 아버지가
꼭 여름이면 치뤘던 이벤트....
강아지 키우는 입장에서..희생된 강아지가 안스럽기는 합니다만..
음식은 그런 진지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가난했고..동물성 단백질이 절대 부족했던 시절..
비장한 여름맞이 의식이었습니다.
지금에도 전해 내려오는 복날의 의미는 그런 것입니다.
생존의 문제 정도는 아니었지만..절대 진지한 의미였습니다.
플라스틱 만들어 내듯..찍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대부분의 음식은 생명있는 것들로 만들어 집니다.
적어도 생명과 관계되어지는 것들로 만들어 집니다.
그러니
상품을 소비하는 것의 의미여서는 안됩니다.
그것이 싸다고 해서..대충 맛보고 버리는 것은 죄악입니다.
아프리카나 아프가니스탄..북한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안먹어도 되는데도 먹는 일도 옳지 않습니다.
음식에 있어서는 단연코 숭고한 정신을 부여해야 합니다.중복날..
보신탕이나 삼계탕을 하나 드시느니..
차라리 금식하는 날이 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입니다.동물성 단백질을 일 년에 몇 번 섭취할까 말까하는 가난한 시절에
영양 부족과 많은 노동에 대비해 먹었던 보신탕..아니겠습니까?
예전에는 값 싼 단백질의 의미였구요.
영양 발란스를 보충하는 의미였습니다.복날이라는 것에 오늘의 의미를 부여한다면..
영양 발란스를 위해서..
동물성 단백질을 피하는 날이어야 맞아 뵙니다.
지금이야 너무 많은 동물성 단백질을 먹는 세상이니 그렇고..
과도한 노동을 하는 사람이 극히 드물기 때문에 그렇습니다.일도 많이 하지 않으면서..맨날 고기 먹으면서..
보신탕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수요가 많으니..당연히 값이 오르겠지요. 중국에서 수입도 합니다.
소고기보다 몇 배 비쌀걸요?
금식일이 되어야 맞아 뵙니다.
그냥 모르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고..
일부러 한 끼 굶으면서..
차제에..
평소에 내가 먹는 음식에 대한
고마움을 일깨우시는 것도 좋아 뵙니다.건강에 더 좋은 일이 될 것이고..
그놈의 전표가 발행되지 않아서..
하나의 생명을 구하는 일일테니까요.
'지적 오만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인생을 포기하는 일들...('03./ 8/ 4) (0) | 2004.02.08 |
|---|---|
| 서울의 생활비 수준 ('03./ 7/31) (0) | 2004.02.08 |
| 육신의 허기는..정신을 고양시킨다('03./ 7/18) (0) | 2004.02.08 |
| 러시아적 우수 ('03./ 6/25) (0) | 2004.02.08 |
| 이미지 시대.('03./ 6/20) (0) | 2004.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