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오만

남사스런 이야기 2 (나폴레옹의 요강)

산책길에서 2004. 4. 29. 00:45
   먼저..우리나라 사찰에서 부르는 화장실 명칭이..해우소(解憂所)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사실..그런 멋드러진 명칭은 보통명사의 개념으로 쓰였던 것이 아니었거든요.강원도에 있는 어떤 절(이름은 잊었어요) 화장실에 그 명칭이 쓰였고..보는 사람마다 그 기발함과 우아함에 찬탄을 했고..그것이 세간에 알려지면서..그게 요쿠르트 광고에 쓰이고..뭐 그러다가 요즘은..화장실의 일반명칭으로도 쓰이나 봅니다.좋지요..근심을 벗어버리는 곳..그런데..품위있고 풍류가 녹아있음도 인정하겠는데..왠지 사찰에서 내려온 이름이라는 오해가 좀 마뜩지 않습니다.불교 신자는 아니지만..그처럼..멋을 부린다할까..우아하게 포장하는 일은..아무래도 불교 같지 않아 뵌다는 말씀입니다.왠지..멋부리려 하다보면 진리의 길과는 거리가 생길 것 같아서 그럴 겁니다.서양사람들도..그곳의 명칭을 정하는데에..꽤나 스트레스를 받아 왔지 않았나 싶습니다.어떻게 하면..그 일이 연상되지 않고..냄새나지 않게 할까..꽤나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합니다.크로셋(W.C : water closet)파우더룸 배드룸 워쉬룸 레스트룸..하다못해 라보래토리(실험실,연구실)이라고도 했으니까요.그러다가 토일럿(어원:불어..어떤 우아한 가방이라는 뜻이던가..그럴겁니다)이라는말을 가져다 쓰기도 하는 것이구요.화장실 명칭을 있는대로 줏어 섬겨봐도..그네들의 DUNG(우리와 발음이 비슷합니다)이 연상되지 않습니다.물론 우리와 마찬가지로 저급한 속어가 있었겠지요.그런 것은 어디 알아볼 곳이 없으니..모르는 것이긴 해도..그 일은..철저하게 숨기고 가리고..명칭 정하는 데에서부터 보통 노력이 아니겠다 싶습니다.서양 사람들도 그렇고..그 일이 인간에게는 남사스럽고 부끄럽고 망측스런 일이되고 있나 봅니다.그런 마당에..해우소라고..형이상학으로 발전시켜 고매하게 표현한 것을 탓할 수는 없지요. 괜한 시비거리를 만든다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어떤 절에서 점잖고 멋스러운 표현을 한 것은 좋은 일이지만..불교에서는 화장실을 해우소라고 한다라고 오해하는 일은 못마땅하다는 이야기입니다.불교신자도 아니고..또한 불교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닌데..오해가 없었으면 합니다.불교의 본질은..우아하거나 럭셔리하게 치장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해서..일단..한 말씀 들였습니다.제목이..남사스런 이야기이고..오늘은 측간(厠間) 이야기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참으로 민망스런 이야기가 되지 싶습니다만..사람들이..남사스러워하고..민망스럽고 더러워 배척하는 정도만큼이나..사람들에게 부끄러움이 되고..그만큼 스스로에게 억압이 되기도 하는 것 같거든요.우리 때는 꽤 많은 것들이 부끄러웠습니다.그래서 따져보고 싶지도 않습니다.그런데..대명천지 요즘도 그런 것들이 있다는 것이지요.초등학교 다니는 조카놈은..그런 이야기를 하면..자지러집니다.그렇게 재미있고 웃기는 화제가 되다니요.어떤 때는 자기가 그 말을 하면서..마치 남이 간지럼을 태우기나 한듯이..뒹굴며 까무러칩니다.사실..먹는 일과 배설하는 일은..같은 연장선상의 매카니즘입니다.어렷을 때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상상도 하지 않습니다만..나이들어가면서..어렴풋이 그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음을 알게 됩니다.무엇 때문에..어린 조카아이는..그 화제에 그렇게 긴장하는 것일까요.긴장?제가 왜 긴장이라고 했을까요.일상적인 것임에도 일상적인 것으로 느끼지 않는 것이..긴장이라고 보는 이유이고..떼굴떼굴 굴러다니며 웃어제끼는 것이..그 긴장의 해소라고 보는 때문에..아무래도 그건 뭔가 억눌려있다는 의미로 보여진다는 이야기입니다.사람 본능인지도 모르겠습니다.그러니 서양인들이..그곳 이름에 그토록 고민하고 있는 것이고..우리도 해우소 나홀로다방이라고 이름 붙이고 있는 것이겠지요.  사실..요즘같은 워터 크로셋은 그 역사가 얼마되지 않습니다.경복궁에 가보면..임금님 화장실이 있습니다.일반 여염에서는 따로 별채로 화장실이 있습니다만..대궐에는 마루 한 켠에 따로 화장실이 있어서 깜짝 놀랬습니다.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그 안에도 나무 마루로 되어있고..적당한 크기의 홈이 파여 있습니다.그 밑을 내려다 보니..맨 땅바닥.어쩌겠다는 건가.밖으로 나와..그 구조를 다시 보니..그곳은 툇마루처럼 되어 있고..그 밑으로 변기를 넣었다가 빼서 버리고..그런 구조였습니다.아랫사람들..참으로 바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경복궁이 다시 지어진 것이 100년 남짓 전일이니까..비교적 최근의 건물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집안에 있다는 것 빼고는..그다지 특별한 것은 없어 보였습니다.아니..우리나라 이야기는 너무 빤하니까..워낙 깨끗하고 대단한 서구인들의 역사를 보는 것이 오히려 더 낫겠군요.불란서에 베르사이유 궁전을 아십니까?가 보신 분들도 있겠습니다만..저는 가 본 적은 없습니다.웅장하고 화려한 외관..사진으로만 봤습니다.그런데..들리는 이야기는..그곳에는 화장실이 없다고 합니다.귀족들이 모여 맨날 먹고 마시고 파티만 했는데..어찌 화장실이 없을까.베르사이유 궁전 앞뜰에는 정원이 크다고 합니다.귀족의 궁궐에는 의례히 정원이 있었고..어떤 곳은..얼마나 넓은지..정원수를 빼곡하게 심어서 담장과 길을 만들기도 하는 것이구요.어떤 독특한 취향의 사람은..정원수 담장을 이용해 미로를 만들어서..한 번 들어가면 헤어나오기 힘들게 만드는 곳도 있었다고 합니다.뭔 이야기냐구요?궁전의 정원이 화장실이었던 것이지요.그게 언제인가요..15세기 정도 되나요?화장실도 없었던 사람들이 요즘에는 되게 깨끗한 척 한다지요?참으로 불결하고 냄새나는 일입니다.그래서..향수가 발달했다라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구요.향수로 카바되나요?화장실이 없었던 대신에 포타블 요강은 있었나 봅니다.나폴레옹의 요강 이야기.나폴레옹이야..원래부터 전쟁터를 많이 왔다갔다 했을 것이고..임시 막사에서 지내는 일이 많았겠지요.그래서..막사에서 일을 봤던 요강이 있었던 모양입니다.나폴레옹이 실각하고 지중해 어떤 섬으로 유배를 가 있을때..그를 추종하고 존경해 마지 않던 장교들이 모여서..나폴레옹의 요강에 맥주를 담아서 돌려 먹으며그를 그리워하기도 했다고 하니까요.물론..맥주 담기전에 철저하게 잘 닦아냈겠지만요.아주 예전에..분노의 포도라는 소설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서구인들이본래부터 그 분야에 워터 크로셋을 쓰면서..냄새도 나지 않고..깨끗하게 처리했던 것은 아닙니다.분노의 포도의 주제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걸맞지 않게..분배의 정의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나 봅니다만..그 소설을 보면..지금부터 100년 좀 더 전에 수세식 변기가 만들어 진 것 같습니다.수세식 변기를 처음 본 아주머니..그게 빨래 빠는 장치로 오해하고 빨래를 하는 모양이..거기에 나옵니다.'왜 이리도 옹색하게 만들었을까..좀 더 넓었으면 빨래하기가 훨씬 좋으련만...'그러면서 변기에 빨래를 합니다.스마트한 문화를 자랑하며 뽐낼 일 아닙니다.몇 년전까지만 해도..이런 종류의 문화에 대해서는 컴플렉스를 가졌던 것이 우리들이거든요.서구인들이 우리나라 재래식 화장실을 보고 기겁을 했다고 하지만..그건 웃기는 일이지요.몇십년전에 그들은 제대로 된 화장실도 없었던 족속이었는데..지금의 우리가 호들갑을 떠는 것과얼마전까지 서양인들이 호들갑 떠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80년대에 첫 직장을 들어 갔는데..그 회사는 공장 화장실에도 파란 물이 나왔었요.뭐라고 하지요?청정제라고 하나요?그 당시에는 특급 호텔에만 그런 모양새가 있었는데..그 공장은 대단한 곳이었습니다.그런데..어느날 그곳에 작은 미스테리가 발생했습니다.좌식 변기 시트에 신발자국이 생긴 사건이었습니다.사무실 직원이나 공장 직원이나 모두 워카를 신었거든요.변기 시트 위에 선명한 워카 자국..총무과의 머리 멋겨진 계장은..범인을 잡아야 한다고 씩씩대고 있었습니다.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야만적인 그런 일이 왜 생기는가..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했습니다.하도 난리를 쳐서..뭔 파렴치 범죄가 있었는지 잠깐 헷갈렸드랬습니다.나중에 범인을 잡았다고 하고..범행 동기가 일반에 알려 졌습니다.앉아서는 일을 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런 죄를 저지를 수 밖에 없었다는..범행 동기가 밝혀졌습니다.시골에서 막 올라온 사람중에는..그런 문화를 접해 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꽤 있었나 봅니다.습관만큼 무서운 것이 없고..그 일은 꽤나 미묘한 일..습관에 지배를 받는 일이었던 것이지요.그리고..그 자세로 어떻게 그 일이 가능했는지..불가사의한 일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그 당시에는 그런 일이 자주 있었다고 합니다.저는 이 세상에서 제일 유치하고 못마땅한 사람의 유형이 있습니다만..시골에서 자라나고..몇년전까지만 해도..재래식 화장실을 썼을텐데..그 기억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깨끗한 척 나대는 유형의 족속..그 당시 총무계장같은 유형을 제일 싫어합니다.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딱딱거리고 그런 것을 문제 삼는 사람이 보기에 메슥거립니다.참으로 얄팍하고 유치하고.....그 다지 먼 옛날이 아니고..20년전 이야기입니다.우리의 20년전에는 그랬습니다.그 당시에 어떤..괜찮게 새로지은 건물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화장실이 되게 넓었습니다.업무용 빌딩이었는데..욕조도 있었어요.그런데 그 곳 화장실에 앉아서 의아스런 장치 하나 때문에 고민되고 궁금하고..그랬던 기억이 있습니다.양변기에는 내가 앉아 있고..바로 옆 30센티메터 옆에 작은 변기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모양새가 좀 이상했지요.일 보고 손 씻으라는 장치인가..분수대에 있을 법한 놋쇠로 만든 작은 분출구가 있고.....요즘에야 비데가 한 변기에 다 설치되어있습니다만..초기 비데는 그렇게..잠깐 옆으로 옮겨 앉아야 했던 것이지요.나중에 물어서 알아 본 바에 의하면 그렇습니다.세상은 어차피 엄청 빨리 변하고 있는 시간대를 지나고 있습니다.당연시 하는 것들이지만..사실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뭔가..더럽고 껄끄러운 그것에 부끄러움이 있고 컴플렉스같은 진뜩한 거북함이 있지만..상대적으로 비교를 해보거나..본질을 곰곰히 사유해 봐도..그건 우리의 사는 모양새 중에 하나일 뿐이라는 결론이 나오나 봅니다. 가장 더러운 것이기는 하지만..왜 그토록 끔찍하게 더러워하는지..잘 모르겠습니다.혹시 이 글을 보시는 분중에비위가 상해서..읽기를 그만두는 분이 있을 수 있겠다 싶습니다.조카가 자지러지게 웃어대던 그 이유를 명확하게 알면..왜 그렇게 병적으로 흉허물로 남사스러워하는지..알 수 있겠습니다만..오랜 옛날부터 학습되어졌을 것이다라는 짐작을 하게 됩니다.아이 키우는 젊은 엄마들은..자신의 아이 배설물에서는 냄새도 나지 않고 더럽지도 않다고 느낀다고 합니다.나도..우리집 강아지똥은 별 부담없이 치우고 만집니다. 더러운 것이라는 것에 반대하지는 않습니다만..은밀한 부분이라서 타부시하는 의미도 있겠고타인에 대한 배척과 거부감의 발현일 수도 있겠다 싶기도합니다.다만..'똥같은 사람이 되자'라고 주장했던 어떤 분의 이야기를 상기하며..권정생 아저씨의 '강아지 똥'이라는 동화를 한 번 읽어 봐 주십시요.더러움에서 조차 자유로운..맑은 시각을.....

....강아지똥........돌이네 흰둥이가 똥을 눴어요.골목길 담 밑 구석 쪽이에요.흰둥이는 조그만 강아지니까강아지 똥이에요.날아가던 참새 한 마리가 보더니강아지똥 곁에 내려앉아 콕콕 쪼면서"똥!똥! 에그,더러워...."하면서 날아가 버렸어요."뭐야!내가 똥이라고?더럽다고?"강아지똥은 화도 나고 서러워서 눈물이 나왔어요.바로 저만치 소달구지 바퀴 자국에서 뒹굴고 있던흙덩이가 곁눈질로 흘끔 쳐다보고 빙긋 웃었어요."뭣 땜에 웃니,넌?"강아지똥이 화가 나서 대들 듯이 물었어요."똥을 똥이라 않고 그럼 뭐라 부르니?넌 똥 중에서도 가장 더러운 개똥이야!"강아지똥은 그만 "으앙!" 울음을 터뜨려 버렸어요.한참이 지났어요."강아지똥아, 내가 잘못했어.그만, 울지 마."흙덩이가 정답게 강아지똥을 달래었어요.".....""정말은 내가 너보다 더 흉측하고 더러울지 몰라..."흙덩이가 얘기를 시작하자,강아지똥도 어느 새 울음을 그치고 귀를 기울였어요."....본래 나는 저어쪽 산비탈 밭에서곡식도 가꾸고 채소도 키웠지.여름엔 보랏빛 하얀빛 감자꽃도 피우고....""그런데 왜 여기 와서 뒹굴고 있니?"강아지똥이 물었어요."내가 아주 나쁜 짓을 했거든.지난 여름, 비가 내리지 않고 가뭄이 무척 심했지.그 때 내가 키우던 아기 고추를끝까지 살리지 못하고 죽게 해 버렸단다.""어머나! 가여워라.""그래서 이렇게 벌을 받아 달구지에 실려오다가 떨어진 거야.난 이젠 끝장이야."그때 저쪽에서 소달구지가 덜컹거리며 오더니 갑자기 멈추었어요."아니 ,이건 우리밭 흙이잖아?어제 싣고 오다가 떨어뜨린 모양이군도로 밭에다 갖다 놓아야지."소달구지 아저씨는 흙덩이를 소중하게 주워 담았어요.소달구지가 흙덩이를 싣고 가 버리자강아지똥 혼자 남았어요."난 더러운 똥인데, 어떻게 착하게 살 수 있을까?아무짝에도 쓸 수 없을 텐데..."강아지똥은 쓸쓸하게 중얼거렸어요.겨울이 가고 봄이 왔어요.어미닭 한 마리가 병아리 열두 마리를 데리고지나다가 강아지똥을 들여다봤어요."암만 봐도 먹을 만한 건 아무것도 없어.모두 찌꺼기뿐이야."어미닭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그냥 가 버렸어요.보슬보슬 봄비가 내렸어요.강아지똥 앞에 파란 민들레 싹이 돋아났어요."너는 뭐니?"강아지똥이 물었어요."난 예쁜 꽃을 피우는 민들레야.""얼마만큼 예쁘니?하늘의 별만큼 고우니?""그래,방실방실 빛나.""어떻게 그렇게 예쁜꽃을 피우니?""그건 하느님이 비를 내려 주시고,따뜻한 햇볕을 쬐어 주시기 때문이야.""그래애...그렇구나..."강아지똥은 민들레가 부러워 한숨이 나왔어요."그런데 한 가지 꼭 필요한 게 있어"민들레가 말하면서 강아지똥을 봤어요."....""네가 거름이 돼 줘야 한단다.""내가 거름이 되다니?""네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내 몸 속으로 들어와야 해.그래야만 별처럼 고운 꽃이 핀단다.""어머나!그러니?정말 그러니?"강아지똥은 얼마나 기뻤던지민들레 싹을 힘껏 껴안아 버렸어요.비는 사흘 동안 내렸어요.강아지똥은 온 몸이 비에 맞아 자디잘게 부서졌어요....부서진 채 땅 속으로 스며들어가 민들레 뿌리로 모여들었어요.줄기를 타고 올라가 꽃봉오리를 맺었어요.봄이 한창인 어느 날,민들레 싹은 한 송이 아름다운 꽃을 피웠어요.향긋한 꽃냄새가 바람을 타고 퍼져 나갔어요.방긋방긋 웃는 꽃송이엔 귀여운 강아지똥의눈물겨운 사랑이 가득 어려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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